중동 정세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14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퍼지자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위험한 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화폐에 더 적극적으로 자금을 넣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매체 포천과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7만5천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약 5% 오른 수준으로, 약 한 달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이더리움도 7% 상승한 2천400달러를 기록해 두 달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고, 리플은 3%, 솔라나는 4%, 도지코인은 5% 각각 올랐다.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도 4% 늘어 2조6천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번 급등은 가상화폐 자체 이슈보다는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가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준 결과로 해석된다. 전쟁이나 분쟁이 길어지면 투자자들은 통상 주식이나 가상화폐 같은 위험자산보다 달러, 국채 같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갈등이 잦아들 가능성이 커지면 위험을 감수하고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으로 다시 자금이 옮겨간다. 이번에도 그런 흐름이 가상화폐 시장에서 특히 강하게 나타난 셈이다.
실제 미국과 이란은 지난 11∼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종전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다만 양국이 비공식 접촉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협상이 열릴 수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향후 이틀 안에 상황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해 협상 재개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이런 기대는 미국 증시에도 반영돼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와 나스닥이 함께 오름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가상화폐가 전통 금융시장보다 투자심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알렉스 쿱치케비치 에프엑스프로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전통 금융시장에서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가상화폐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중동 협상 진전 여부와 미국 금융시장 분위기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협상이 다시 틀어지거나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가상화폐 가격 변동성도 다시 확대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