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노린 ‘가짜 이란 관리’ 사기…비트코인·테더 송금 요구
범죄조직이 이란 당국을 사칭해 호르무즈 해협 선박에 비트코인(BTC)과 테더(USDT)로 가짜 통행료를 요구하는 사기가 포착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송금이 사기 피해를 넘어 국제 제재 위반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해운업계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협 통과를 시도하던 선박을 노린 ‘가짜 통행료’ 사기가 포착됐다. 범죄조직이 이란 당국을 사칭해 비트코인(BTC)이나 테더(USDT)로 비용을 내면 안전하게 통과시켜주겠다고 속이는 방식이다. 13일(현지시간) 해운 리스크 업체 마리스크(Marisks)에 따르면, 이 같은 메시지는 모두 허위이며 실제 이란 정부와는 무관하다.
‘검증’ 뒤 암호화폐 송금 요구
마리스크는 서쪽 해협에 묶인 선박 소유주들을 상대로 한 사기라고 경고했다. 범인들은 자신들을 이란 보안당국 관계자로 꾸민 뒤 서류 제출과 검토 절차를 안내하고, 이후 암호화폐로 ‘통행료’를 요구한다. 겉으로는 공식 절차처럼 보이지만, 실제 목적은 돈을 가로채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기는 중동 정세 불안과 맞물려 더 위협적으로 번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분쟁 격화 이후 사실상 봉쇄 상태에 가까워졌고, 원래도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통로다. 선박들이 며칠씩 묶이거나 무력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범죄조직이 노린 건 바로 그 절박한 심리다.
최근에는 이란이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비트코인 기준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보고가 시장에 깔려 있던 만큼, 범죄조직이 이를 흉내 내는 방식으로 신뢰성을 가장했을 가능성이 크다.
암호화폐 송금해도 제재 위험 남아
문제는 사기 피해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체인애널리시스의 카틀린 마틴은 이란이 통제하는 항로와 연결된 암호화폐 송금은 ‘물질적 지원’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국제 제재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뜻이다.
특히 이란혁명수비대와 연관된 실체는 강력한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따라서 선박을 빼내기 위해 ‘몸값’처럼 돈을 보내더라도, 이후 법적 책임이나 제재 조사에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커질수록, 해운업계는 물리적 위협뿐 아니라 암호화폐를 악용한 사기와 제재 리스크까지 함께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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