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비트코인 ‘6자리 가격’ 전망 확산…ETF 자금이 변수로 부상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비트코인 목표가를 최대 20만달러까지 제시하며 시장 인식이 전환되고 있다
ETF 자금 유입과 기관 수요 확대가 향후 가격 경로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비트코인(BTC)이 더 이상 개인 투자자와 트레이더들의 ‘투기 자산’으로만 논의되지 않고 있다. 씨티, JP모건, 골드만삭스, 스탠다드차타드, TD코웬 등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BTC에 14만~20만달러(약 2억596만~2억9424만원, 1달러=1471.20원)대 목표가를 제시하면서, 다음 사이클을 바라보는 월가의 시선이 뚜렷하게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전망은 공통적으로 현물 ETF를 통한 자금 유입과 기관 수요 확대를 핵심 변수로 꼽는다. 과거 ‘사기’나 ‘폰지’로 폄하하던 금융권이 이제는 모델링을 통해 상단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리스크 자산 선호’가 아니라 제도권 편입 속도가 가격 경로를 좌우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
씨티 14만3000달러, JP모건 17만달러…근거는 ETF와 ‘금’
가장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은 곳은 씨티다. 씨티는 비트코인(BTC) 기본 시나리오를 14만3000달러로 두고, 강세장(불) 시나리오로는 18만9000달러까지 열어뒀다. 전망의 축은 기관 수요 증가와 함께, 현물 ETF가 시장에서 자본을 지속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가정이다.
JP모건은 ‘금 대비 가치저장 수단’ 관점에서 17만달러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금과의 상대 가치(밸류에이션) 격차를 BTC가 추가로 좁힐 여지가 있고, ETF로의 자금 유입이 이어질 경우 그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논리다.
골드만삭스 “2026년 20만달러 접근”…스탠다드차타드는 온도차
골드만삭스는 디지털자산 팀 분석을 바탕으로 2026년 비트코인(BTC)이 20만달러에 ‘접근’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언급했다. 은행권이 단순 낙관론이 아니라 연도별 경로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은, 변동성 자산을 다루는 월가의 프레임이 점차 ‘리서치 가능한 자산군’으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
다만 스탠다드차타드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톤이다. 이 은행은 2026년 말 목표가를 약 10만달러로 조정하며 디지털자산 재무(트레저리) 기업들의 매수 둔화와 ETF 유입 속도 저하를 근거로 들었다. 그럼에도 2030년 50만달러 장기 전망은 유지해, 단기 속도보다 구조적 채택(어답션)의 방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사기’에서 상품화까지…은행들의 태도 변화가 남긴 시그널
은행권의 태도 변화는 상징적 장면들이 만든다. 2017년 9월 비트코인(BTC)이 42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던 시기, JP모건 최고경영자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은 투자자 행사에서 BTC를 ‘사기’로 부르며 튤립 버블에 빗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JP모건체이스가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과거의 언사가 ‘리서치 대상’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뚜렷해졌다.
골드만삭스 역시 규제 공시에 약 10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BTC) 보유 사실을 드러냈고, 데이비드 솔로몬(David Solomon) 최고경영자는 개인적으로도 소액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3개월 사이 씨티·모건스탠리·JP모건·골드만삭스가 커스터디, 거래, ETF 관련 신청, 직접 매입 등 BTC 연계 상품을 잇달아 내놓은 가운데, 일부 애널리스트는 이를 ‘채택’이라기보다 “이제는 무시하기 어려워진 시장에 대한 ‘항복(캐피튤레이션)’”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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