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서클(Circle) 계열 유로 스테이블코인 ‘EURC’의 가장 강한 소매 시장으로 떠올랐다. 크립토 뱅킹 플랫폼 브라이트(Brighty) 데이터에 따르면 스페인은 2025년과 2026년 1분기 EURC 거래의 약 36%, 거래량의 25%를 차지하며 유럽에서 가장 뚜렷한 ‘실사용’ 흐름을 보였다.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브라이트 공동창업자 닉 데니센코는 스페인 이용자들에게 EURC가 “환전 마찰 없이 카드처럼 쓰는 일반 유로”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는 스페인 고객들이 유로 표시 자산을 일상 결제에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특히 USDC와의 교환 과정에서도 체감 비용이 낮은 점이 이용 확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EURC는 파리 기반 서클 인터넷 파이낸셜 유럽(Circle Internet Financial Europe)이 발행한 유로 연동 스테이블코인으로, 코인게코 기준 현재 유로 연동 스테이블코인 시장 8억8700만달러 가운데 약 49%를 차지한다. 아직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 USD코인(USDC) 규모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유럽 결제 시장에서 유로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브라이트 데이터에서 스페인의 EURC 평균 결제액은 약 49유로로, 다른 국가보다 낮았다. 이는 송금이나 대형 자금 이동보다 ‘소액 결제’와 ‘일상 지출’ 중심 사용이 많다는 뜻이다. 실제로 스페인에서는 개인 간 송금과 생활비 결제 비중이 높아졌고, 리테일 성격이 가장 분명했다.
반면 이탈리아는 거래 비중 15.5%, 거래량 비중 18%로 2위를 기록했고, 독일은 거래 비중 13%, 거래량 비중 19%로 뒤를 이었다. 프랑스는 평균 결제액이 약 171유로로 스페인의 3배를 넘어서며, 일상 결제보다 큰 금액의 이동에 더 가까운 양상을 보였다.
데니센코는 스페인이 이렇게 빠르게 자리 잡은 배경으로 높은 가상자산 친숙도와 은행권의 준비 수준을 꼽았다. 그는 현지 주요 은행과의 접점에서 “프론트라인 직원들까지도 높은 이해도를 보인다”고 전했다. 또 스페인 이용자들이 브라이트에서 EURC를 가장 먼저 받아들인 집단 중 하나였고, 스테이블코인 기반 수익 기능에도 적극 반응했다고 덧붙였다.
유럽에서는 미카(MiCA)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은행과 결제 사업자들이 ‘규제 적합성’을 갖춘 유로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서둘러 다듬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스페인의 EURC 사용 확대는 유로 기반 디지털 결제가 어디서 먼저 대중화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초기 신호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