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가 필리핀에서 핀테크 기업 블록쇼얼스 테크놀로지스와 손잡고 현지 시장 재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때 당국 제재로 접속이 차단됐던 만큼, 이번 협력은 ‘규제 준수’를 앞세운 우회가 아닌 정식 진입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블록쇼얼스가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전략적 샌드박스(StratBox)’ 프레임워크 승인 참가자라고 밝혔다. 블록쇼얼스는 현지 중개 역할을 맡고, 바이낸스는 기술·보안·운영·컴플라이언스 지원을 제공한다. 바이낸스 대변인도 “현지 파트너와 규제 협력을 통해 필리핀에서 첫 공식 시장 진입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플랫폼 접근이 제한된 뒤에도 규제당국과의 관계 복원을 시도해 왔다. 필리핀 SEC는 2023년 11월 바이낸스가 등록과 인가를 받지 않은 채 증권을 판매·제공할 수 없다고 경고했고, 2024년 3월에는 국가통신위원회(NTC)에 접속 차단을 요청했다. 이후 현지 인터넷 사업자들이 접속 제한에 나서면서 바이낸스는 사실상 필리핀에서 막힌 상태로 남아 있다.
이번 샌드박스는 필리핀 SEC 체계 아래에서 최소 2년간 이어질 예정이며, 시행 시점은 2026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바이낸스가 단순한 영업 확장보다 ‘규제 적합성’을 전면에 내세워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입지를 되찾으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필리핀 당국, 미인가 거래소 단속 강화
필리핀의 기조는 분명하다. 허가받지 않은 가상자산 플랫폼에 대해서는 접근 차단과 경고를 병행하는 방식이다. SEC는 2025년 8월에도 OKX, 바이비트, 쿠코인, 크라켄 등 10개 거래소를 상대로 경고를 내리며 투자자 위험을 지적했다. 이어 4월 21일에는 dYdX, Aevo, gTrade, Pacifica, Orderly, Deriv, Ostium 등을 추가로 지목했다.
바이낸스의 이번 행보는 필리핀 규제 환경이 여전히 엄격하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다만 샌드박스 참여와 현지 파트너십을 결합한 방식은 당국이 요구하는 투명성과 통제 가능성을 강조할 수 있어, 향후 정식 허가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바이낸스가 이번 협력을 통해 차단국가에서의 ‘비공식 이용’ 이미지를 벗고, 합법적 운영 모델을 시험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번 사례는 바이낸스가 규제 리스크가 큰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복귀를 모색하는지 보여준다. 필리핀에서의 성과는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비슷한 전략이 통할 수 있는지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