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주가 인공지능(AI) 인프라 수혜 기대에 힘입어 일제히 뛰었다. 채굴업체들이 전력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역량을 AI·고성능 컴퓨팅(HPC)으로 돌리면서, 단순 채굴주를 넘어 ‘AI 인프라주’로 재평가받는 흐름이다.
미국 현지시간 13일 증시에 따르면 테라울프(WULF)는 켄터키 데이터센터 부지 인수 소식에 장중 한때 17%까지 올랐고, 허트8(HUT), 아이렌(IREN), 라이엇 플랫폼즈(RIOT)도 이날 5% 이상 상승 마감했다. 같은 날 S&P500 지수는 정보기술과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 흐름의 중심에는 반도체 업황 호조가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이날 5.6% 급등했고, 연초 이후 상승률은 77%에 육박했다. 시장에서는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규모 전력 공급 능력을 갖춘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새로운 성장 축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은 전력 의존도가 높은 만큼, 기존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이 곧 AI 사업 진출의 기반이 된다는 분석이다.
채굴업체, AI 데이터센터 플레이어로 부상
가장 주목받는 변화는 산업 내 사업구조의 전환이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상장 비트코인 채굴업체 11곳이 보유했거나 계획 중인 전력 포트폴리오는 약 27기가와트(GW) 규모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 반도체만큼이나 ‘전기 공급’이 AI 인프라 확대의 병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번스타인은 특히 아이렌(IREN)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회사가 비트코인 채굴 비중을 줄이고 AI 인프라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MSFT)와의 계약까지 더해지며, 아이렌의 AI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은 연간 환산 기준 약 37억달러의 매출을 낼 수 있다는 추정도 나왔다.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을 단순한 단기 테마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대규모 전력 접근성, 데이터센터 운영 능력, 빠른 설비 전환 가능성은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빅테크와 AI 기업의 파트너로 자리잡을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결국 채굴주 강세는 비트코인 가격만이 아니라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함께 만든 결과로 해석된다.
비트코인 채굴주의 랠리는 AI 수요가 기존 크립토 산업의 수익 구조까지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력과 데이터센터를 쥔 업체들이 앞으로도 시장에서 ‘채굴’보다 ‘인프라’ 가치로 더 크게 평가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