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올해 들어 28% 급락한 가운데, 시장을 짓눌러온 ‘패닉 매도’가 점차 잦아들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다만 반등이 본격화됐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
최근 주말 동안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에서 원유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비트코인(BTC)은 큰 변동 없이 가격을 유지했다. 이는 지난 3~4월 유사한 지정학적 갈등 상황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던 흐름과 대비된다.
윈터뮤트 소속 장외거래 트레이더 재스퍼 드 마레(Jasper De Maere)는 “미국 공습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에서도 비트코인(BTC)은 6만2000달러 선을 지켜냈다”며 “‘약한 손’은 대부분 시장에서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TF 자금 유입 전환…매도 압력 둔화 신호
또 다른 긍정적 신호는 미국 상장 비트코인 현물 ETF 흐름이다. 지난주 해당 ETF에는 약 1억9740만 달러(약 2950억 원)의 순유입이 발생하며 8주 연속 순유출 흐름이 깨졌다.
드 마레는 “단 한 번의 전환일 뿐 추세로 보기엔 이르지만, ‘한계 매도자’는 분명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계 매도자는 가격 하락에도 손실을 감수하고 매도하는 투자자를 의미하며, 이들이 줄어들면 추가 하락 압력도 함께 약화된다.
넥소(Nexo)의 애널리스트 데시슬라바 이아네바(Dessislava Ianeva) 역시 ETF 흐름을 근거로 유사한 진단을 내놨다. 그는 “최근 10일간 ETF 자금 흐름이 유입과 유출을 반복하며 소폭 순유입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현물 시장의 매도 압력도 뚜렷하게 둔화됐다. 6월 하루 평균 순매도량이 약 2000 BTC에 달했던 반면, 7월에는 하루 53 BTC 수준으로 급감하며 올해 들어 4월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파생상품 중심 반등…현물 수요는 여전히 약세
다만 현재의 안정세가 곧 본격적인 상승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비트코인(BTC)은 이달 초 기록한 연중 저점 5만7700달러에서 반등했지만, 그 동력이 현물 시장이 아닌 파생상품 시장에 집중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FxPro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 알렉스 쿠프치케비치(Alex Kuptsikevich)는 “비트코인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지만, 주로 개인 투자자 중심의 선물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현물 시장 상황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매수 측 유동성이 본격적으로 유입되지 않는다면 가격은 수개월간 횡보 흐름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매크로 변수 앞두고 시장 ‘관망’
시장 참가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주요 거시경제 이벤트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케빈 워시(Kevin Warsh) 연준 의장의 첫 의회 증언이 예정돼 있다.
이들 이벤트는 금리 정책과 위험자산 선호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비트코인(BTC)을 포함한 암호화폐 시장의 단기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결국 최근 나타난 매도 압력 완화와 ETF 자금 유입은 의미 있는 변화지만,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현물 시장의 ‘실질 수요 회복’이 확인돼야 한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