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가 미국의 새 대이란 제재 발표를 계기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7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와 브렌트유는 나란히 2.35% 내리며 최근 6거래일 상승분 일부를 되돌렸다.
연합인포맥스는 미 동부시간 2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전장보다 2.05달러(2.35%) 내린 배럴당 85.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고 전했다. 한국시간으로는 25일 새벽 마감된 거래다.
브렌트유 10월물은 전장 대비 2.22달러(2.35%) 하락한 배럴당 92.17달러에 장을 끝냈다. 두 유종 모두 지난 13일 이후 첫 하락 마감이다.
유가 하락은 미국의 새 대이란 제재 발표를 계기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발표 전부터 제재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해왔고, 발표가 나오자 최근 상승분을 확정하려는 매물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이란을 상대로 '경제적 고립 작전'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조치 대상에는 디지털 자산, 기술, 금, 항공, 해운 관련 이란 거래가 포함됐다.
미국은 해당 거래를 이어가는 국가와 기업에 2차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차 제재는 제재 대상국과 직접 거래한 제3국 기업이나 기관까지 미국 금융망 접근 제한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조치다.
이번 발표는 원유시장에는 양면 재료로 작용했다. 이란 원유 수출 경로를 더 좁힐 수 있다는 점은 공급 불안을 키울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발표 직후 차익 실현 흐름이 더 강했다.
장중 유가는 베선트 장관 발표 이후 낙폭을 일부 확대했다. 발표 자체가 제재 완화 신호가 아니라는 점에서도 시장은 향후 원유 선적, 결제, 해운보험 경로에 미칠 영향을 따져보는 분위기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을 대신해 자금 세탁을 촉진하는 모든 주체는 미국 달러 시스템에서 퇴출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국에 관련 활동을 중단할 명확한 시한을 부여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시한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금융기관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누구도 미국 제재의 범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답했다. 다만 중국을 비롯한 특정 국가를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디지털 자산이 제재 범위에 포함된 점은 국내 크립토 시장에서도 살펴볼 대목이다. 미국은 앞서 이란 관련 자금 세탁과 제재 회피에 암호자산 거래 경로가 활용됐다고 보고 일부 거래소와 네트워크를 제재해왔다.
본지는 앞서 미국의 대이란 추가 금융 제재 세부 발표가 한국시간 25일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발표의 구체적 대상과 적용 범위는 공개 뒤 확인될 사안으로 남아 있었고, 이번 발표로 디지털 자산 경로가 제재 집행의 한 축으로 다시 명시됐다.
호주커먼웰스은행(CBA)은 보고서에서 "이란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는 미국의 정책이 효과적일지는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조치가 의도대로 효과를 내면 이란의 대응 강도가 에너지 시장의 위험 요인으로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아르네 레만 라스무센(Arne Lohmann Rasmussen) 글로벌리스크매니지먼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베선트가 이란 정권을 무너뜨릴 무언가를 내놓을 수 있다고 믿는 시장 참여자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제재의 실효성과 원유시장 파급력에 대한 평가는 아직 엇갈린다는 뜻이다.
WTI와 브렌트유는 6거래일 상승 뒤 같은 하락률로 조정받았다. 대이란 제재가 실제 원유 선적과 결제, 해운보험 경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는 후속 집행 과정에서 드러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