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글로벌전략가(GSO)가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운영사 디지털엑스에 최대 3000억원 규모의 추가 증자 구상을 제시했다. 추가 증자는 디지털엑스의 흑자 전환을 전제로 한 발언이다.
연합인포맥스는 박 회장이 2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디지털엑스 임직원 상견례에서 "이미 증자 500억원 하기로 했지만, 디지털X가 흑자가 나면 내년에 추가 증자를 할 것"이라며 "전략적 투자자들한테 할 거고 2천억~3천억원 정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디지털엑스 이용 고객에게도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 기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디지털X 거래하는 고객들에게도 제3자 배정할 때 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과감하게 한번 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전략적투자자(SI)뿐 아니라 거래소 고객까지 자본 확충 구조에 포함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로 읽힌다. 다만 이날 발언은 흑자 전환을 조건으로 한 구상이며, 확정된 증자 결의나 발행 조건이 제시된 것은 아니다.
디지털엑스는 코빗의 새 법인명이다. 코빗은 미래에셋그룹 편입 절차와 맞물려 법인명 변경과 자본 확충을 이어왔으며, 본지는 앞서 디지털엑스가 5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보도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코빗 인수 이후 디지털엑스 지분율을 97.15%까지 높였다. 이투데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를 토대로 미래에셋컨설팅의 최종 취득 주식 수가 2849만5701주, 취득 금액이 1413억6717만2661원이라고 보도했다.
자본 투입은 이미 진행 중이다. 디지털엑스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007만8614주를 새로 발행하는 5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주당 발행가는 4961원이다. 신주는 미래에셋컨설팅이 전량 인수하며 납입일은 27일이다. 이번 증자는 최대주주가 신주를 전량 인수하는 구조다.
인수대금과 500억원 증자를 합치면 미래에셋컨설팅이 디지털엑스에 투입했거나 투입하기로 한 금액은 1900억원을 넘어선다. 박 회장이 언급한 2000억~3000억원 추가 증자가 실제 진행될 경우 자본 확충 규모는 더 커진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 전체가 아니라 특정 투자자나 주주에게 신주를 배정해 회사가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회사에는 자금이 들어오지만 신주 발행으로 전체 발행주식 수가 늘어나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낮아질 수 있다.
박 회장은 디지털엑스의 방향도 밝혔다. 그는 "디지털X가 글로벌 투자 플랫폼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며 "코인도 투자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직은 혼나야 될 일이 너무 많다"며 "현실을 냉정하게 보고 고칠 것은 고치면서 가자"고 했다.
미래에셋은 디지털엑스를 가상자산 거래소에 머물지 않는 디지털 투자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세우고 있다. 연합인포맥스는 미래에셋이 실물연계자산(RWA) 토큰화, 토큰증권(STO), 스테이블코인 등을 아우르는 방향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물연계자산 토큰화는 부동산, 채권, 원자재 등 현실 자산의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토큰증권은 자본시장법상 증권 성격을 가진 권리를 전자화해 발행·유통하는 구조로, 국내에서는 제도 정비와 사업자 준비가 함께 진행되는 영역이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확장 전략은 이용자 기반, 규제 대응, 자본 여력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 디지털엑스의 실제 사업 확대는 500억원 증자 납입 이후 자금 집행과 흑자 전환 여부에 따라 확인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