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변동성이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낮아진 가운데, 시가총액보다 장기 보유자 공급량이 시장 변동성을 설명하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 규모보다 코인을 누가 보유하고 있는지가 가격 움직임과 안정성을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래스노드(Glassnode)는 9월 8일 분석에서 낮은 변동성을 이끄는 핵심 요인이 시가총액이 아니라 보유 주체라고 밝혔다. 장기 보유자 공급량은 실현 변동성과의 연관성에서 시가총액, 미결제약정, 거래량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현 변동성은 과거 가격 수익률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지표다. 9월 5일 기준 비트코인의 실현 변동성은 1주 37.49%, 2주 36.57%, 1개월 47.11%, 3개월 38.06%, 6개월 38.81%, 1년 43.52%였다. 해당 기준과 수치는 글래스노드 차트에 공개됐다.
실현 변동성은 과거 시장 움직임을 측정하는 지표로, 향후 가격 변동을 반영하는 옵션 내재 변동성과는 구분된다. 따라서 실현 변동성이 낮다는 사실만으로 가격 상승이나 하락 방향을 판단할 수는 없다.
이번 분석은 비트코인의 보유 기간별 공급 구조에 초점을 맞췄다. 글래스노드는 약 155일 이상 움직이지 않은 코인을 장기 보유자 물량으로 분류하며, 장기 보유자와 단기 보유자의 구분은 온체인상 보유 기간과 지출 행태를 바탕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자세한 기준은 글래스노드의 지표 설명에 제시돼 있다.
단기 보유자 물량은 최근 시장에 들어온 투자자와 거래자가 보유한 코인으로 분류된다. 이 물량은 가격 변동에 대응해 매도될 가능성이 장기 보유자 물량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시장의 단기 유동성과 연결된다.
장기 보유자 공급량이 늘면 시장에서 즉시 거래될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든다. 반대로 장기 보유자가 보유 물량을 시장에 내놓으면 단기 보유자 공급으로 이동하면서 유통 물량과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같은 시가총액을 가진 시장이라도 보유 구조에 따라 가격 움직임과 변동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이번 분석의 핵심이다. 시장 규모만으로는 코인의 실제 유통 가능 물량과 보유자의 매도 행동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글래스노드는 지난해 7월에도 비트코인의 변동성 축소와 장기 보유자 공급 증가를 함께 분석했다. 당시 보고서는 장기 보유자 공급이 늘어나는 동안 가격 범위가 좁아졌고, 온체인 지표와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가리키는 신호가 동시에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변동성 축소가 장기간 이어진 뒤 시장 움직임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지만, 상승이나 하락 등 방향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관련 내용은 글래스노드 보고서에서 확인된다.
최근 분석에서는 장기 보유자 물량이 형성한 공급 구간과 단기 보유자 매입 단가 사이에서 비트코인이 움직이는 구조도 제시됐다. 글래스노드는 9월 2일 보고서에서 8만3000~8만6000달러(약 1억1164만~1억1567만원) 구간에 장기 보유자 물량이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해당 공급 구간 아래에는 6만2000~6만5000달러(약 8339만~8743만원)의 하단 구간이 제시됐다. 글래스노드의 9월 2일 보고서는 이 두 구간을 현재 비트코인 시장의 주요 공급·비용 기반으로 설명했다.
이 가격대는 가격 방향을 단정하는 전망이 아니라, 장기 보유자 물량과 단기 보유자 매입 단가가 형성된 구간을 보여주는 지표다. 실제 시장 흐름은 장기 보유자의 공급 변화와 단기 보유자 물량의 증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본지는 앞서 비트코인 단기 보유자 비중이 낮아졌다는 온체인 분석을 전했다. 장기 보유자 공급과 단기 보유자 공급을 함께 살펴야 시장 참여자의 보유 기간 변화와 유통 물량의 성격을 구분할 수 있다.
이번 분석은 비트코인 시장을 평가할 때 시가총액이나 거래량만으로는 보유자의 행동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제시한다. 실현 변동성이 낮은 상황에서도 장기 보유자 공급이 유지되는지, 단기 보유자 물량이 늘어나는지가 시장 유동성과 가격 민감도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