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수입 관세가 이번 주 수요일부터 두 배로 인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이 같은 조치를 공식화하며 금속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과거 사례를 고려할 때 미국 전체 경제에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조치로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에 부과되는 관세는 기존 25%에서 50%로 상향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단행했던 금속 관세를 한층 강화한 결정으로, 미국 금속 제조사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금속을 원자재로 사용하는 제조업체와 소비자에게는 가격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안겨줄 가능성이 크다.
2018년 관세 사례는 이번 정책 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선례다. 당시 미국은 철강에는 25%, 알루미늄에는 10%의 수입세를 부과했고, 캐나다·멕시코 등 일부 국가에는 일시적 면제를 부여했다. 해당 조치로 미국 내 철강 및 알루미늄 산업에서는 약 1,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기계, 식음료,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생산비가 상승했고, 그 여파로 미국 제조업 전반에서는 약 7만 5,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인상도 유사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지타운대학교 국제금융학 석좌교수 게리 클라이드 허프바우어는 “50%에 달하는 높은 관세는 미국의 철강 제품뿐 아니라 이를 사용하는 수많은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장기적인 산업 구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무역정책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미 그는 자동차와 의약품 등 특정 산업에 대해 추가 관세를 예고한 상태이며, 이번 50% 관세 인상 조치는 향후 다른 산업에도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BMO 캐피털 마켓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살 고티에리는 “이번 조치로 미국 전체 평균 관세율은 약 15%로 조금 상승하는 수준이지만, 이는 특정 산업군에 대한 선별적 고율 관세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 정책이 미국 제조업을 되살리기 위한 조치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그 여파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충격과 무역 보복 가능성은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 있다. 또다시 강경 통상 드라이브가 현실화되면서, 산업계는 물론 글로벌 투자자들도 트럼프발 무역 리스크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