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형 부동산 기업 미쓰비시지소가 미국 내 데이터센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2030년까지 총 14곳의 시설을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약 22조원에 달할 전망으로, 일본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의 디지털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실행은 미쓰비시지소가 소유한 미국 부동산 운용 회사인 TA 리얼티가 맡는다. 미쓰비시지소는 현재 미국 동부의 버지니아주에 1개 데이터센터를 완공했으며, 향후 조지아주와 일리노이주 등 미 전역으로 설비 확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새로 지어질 14개 센터의 총 전력 용량은 약 2천800메가와트에 달하는데, 이는 도쿄 지역에서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용량의 약 2.5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투자금 구성도 눈에 띈다. 전체 사업에 들어갈 예산은 약 2조3천억엔(한화 약 22조원)으로 추산되며, 이 중 미쓰비시지소는 약 1천800억엔(약 1조7천억원)을 직접 투입할 예정이다. 나머지 자금은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과 민간 기업을 통해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위험 분산 뿐 아니라, 투자 수익성을 고려한 다층적 자금조달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번 사업의 배경에는 빠르게 성장하는 클라우드 산업과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높은 수요가 자리하고 있다. 닛케이신문은 최근 일본 내 부동산 개발 환경이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공급망 지연 등의 복합 요인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데이터센터는 AI 확산과 함께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미쓰비시지소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의 대표적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닷컴과 구글 등을 유치할 방침이다. 이미 2~3개 센터에는 미국 IT 업계의 주요 업체들이 입주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져, 입주 기업 확보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이 같은 해외 진출 전략은 일본 기업들이 국내 시장의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새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흐름 속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쓰비시지소처럼 자산운용과 해외 부동산 경험을 겸비한 기업들은 글로벌 디지털 전환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향후 미국 외에도 유럽이나 동남아 등으로 유사한 해외 사업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