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이 법무부 수사와 정치적 압박 속에서도 임기 이후 연준에 남을 가능성을 열어두며 시장과 정책 환경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18일 Law360에 따르면 “파월 의장이 법무부 수사가 완전히 종료될 때까지 연준 이사직을 유지할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파월은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사가 “완전히 투명하게 마무리될 때까지” 연준 이사회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수사가 종료된 이후에도 연준에 남을지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임기 이후 잔류 가능성도 시사했다. 파월의 의장 임기는 오는 5월 종료되지만, 연준 이사로서의 별도 임기는 2028년 1월까지 이어진다.
파월은 “연준과 국민에게 무엇이 최선인지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관례와 다른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통상 연준 의장은 후임자를 위해 이사회에서도 함께 물러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파월이 잔류할 경우 수십 년 만의 이례적인 사례가 된다.
이 같은 행보는 연준 역사상 처음으로 진행되는 법무부 수사와 관련된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수사는 연준 건물 리모델링 비용 문제와 관련돼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프로젝트를 파월이 부실하게 관리했다고 비판해왔다. 검찰은 파월이 지난해 의회 증언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오도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법무부는 백악관과 연준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말 수사를 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연준을 강하게 비판해왔으며, 연준 이사 리사 쿡 해임을 시도하는 등 압박을 이어왔다.
이에 대해 파월은 이번 수사를 “전례 없는 압박 시도”라고 규정하며 금리 정책에 대한 정치적 개입 시도로 보고 있다. 최근 워싱턴 D.C. 연방법원 판사도 법무부의 소환장 발부 시도가 “근거 부족이며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이를 차단했다. 이 판결은 수사에 상당한 타격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반발한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판사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으며, 수사를 담당하는 컬럼비아 특별검사 재닌 피로는 항소 방침을 밝혔다.
이번 수사는 파월 후임 인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후임으로 지명하려 했지만, 수사가 정치적 동기로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가 공화당 내부에서도 제기되면서 인준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현재 상원에서 워시 인준 청문회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황이며, 이에 따라 5월 15일 파월 의장 임기 종료 이전에 후임이 확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 경우 파월은 후임이 승인될 때까지 임시 의장 역할을 계속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법이 그렇게 규정하고 있으며, 과거에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파월은 2022년 재임명 과정에서도 일정 기간 임시 의장으로 직무를 수행한 바 있다.
한편 워시가 인준될 경우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의 자리를 승계하게 된다. 다만 파월이 이사직을 유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추가적인 연준 인사 기회를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안은 단순 인사 문제를 넘어 연준 독립성과 정치 권력 간 긴장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