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늘리며 수익성을 회복했다. 전기차용 양극재 공급이 유럽에서 늘어난 데다 인공지능 인프라 확산으로 에너지저장장치 수요까지 커지면서, 매출 감소에도 이익은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돌았다.
29일 공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2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2.6% 증가했다.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97억원을 115.3%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6천54억원으로 3.9% 줄었지만, 순이익은 12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단순히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점이 이번 실적의 핵심으로 읽힌다.
회사는 유럽 전기차 시장으로 나가는 양극재 공급 확대와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성장세를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성능과 가격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모두에서 수요가 커질수록 관련 업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1분기 에너지저장장치용 양극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 늘었다. 최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면서 전력 사용량과 저장 수요가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도 이 부문의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앞으로는 유럽 현지 생산 체제가 실적에 추가 동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11월 헝가리 데브레첸에 연간 5만4천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준공했고, 이 공장은 올해 2분기 양산을 앞두고 있다. 유럽 완성차업체의 전기차 신차 판매 확대가 본격화하면 현지에서 바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배터리 공급망이 가격뿐 아니라 생산지와 조달 경로까지 따지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유럽 공장 가동은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정책 환경도 회사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2027년 이후 유럽연합산 양극재 사용을 사실상 요구하는 유럽연합·영국 무역협정, 핵심원자재법, 산업가속화법 등 강화되는 공급망 규정을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 유럽이 역내 생산과 안정적인 소재 조달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하고 있어서다. 이 같은 흐름은 전기차 시장 회복과 인공지능 관련 전력 수요 확대가 이어질 경우 고부가가치 양극재 업체에 더 유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실적 개선 폭은 헝가리 공장의 양산 안정화와 유럽 전기차 판매 회복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