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7천선을 넘어 연초보다 70% 넘게 뛰자 개인투자자들의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다. 지수 급등을 이끈 반도체주를 놓친 데서 오는 소외감, 이미 보유한 종목을 언제 팔아야 할지에 대한 불안, 뒤늦게라도 올라타야 하는지에 대한 조급함이 한꺼번에 시장을 흔드는 모습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와 투자자 반응을 종합하면, 최근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포모(소외 공포감)가 강하게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상승 폭이 큰 대표 반도체주가 시장을 끌어올리면서, 초기에 매수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수익 기회를 놓쳤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다. 한 30대 직장인은 SK하이닉스가 큰 폭으로 오른 뒤 뒤늦게 매수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며, 집 처분 후 남는 자금과 매달 적립식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상승장이 길어질수록 투자 판단이 냉정보다 감정에 좌우되기 쉬워지는 전형적인 장면이다.
반대로 이미 수익을 내고 있는 투자자도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경기 시흥시에 사는 36세 직장인 최모씨는 한 달 전 반도체 대형주에 2천만원가량 투자해 3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지만, 상승 속도가 너무 가파른 탓에 언제든 급락할 수 있다는 불안이 더 커졌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주저하다 상승장을 놓쳤던 경험이 있어 쉽게 팔지도 못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이미 매도했다는 글과 함께, 올해는 계속 들고 가겠다는 낙관론이 뒤섞여 있다. 강세장이 이어질수록 차익 실현과 추가 상승 기대가 동시에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양극단으로 갈리는 것이다.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기대는 여전히 강한 편이다. 일부 투자자는 SK하이닉스 실적 발표 직후 거액을 집중 투자해 큰 수익을 냈다며 인증 글을 올렸고, 진입이 늦었다고 판단한 다른 투자자는 2배 레버리지 상품까지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레버리지는 주가 상승률보다 더 큰 수익을 노리는 상품이지만, 반대로 하락할 때 손실도 확대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코스피 흐름을 사실상 도박판처럼 본다는 경고도 나온다. 단기 과열이 심해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시선과, 너무 무서워 수익을 내고도 서둘러 매도했다는 반응이 함께 나타나는 것은 그만큼 현재 시장의 온도가 높다는 뜻으로 읽힌다.
개인투자자의 실제 매매 흐름도 이런 복잡한 심리를 그대로 보여준다.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코스피가 7천선을 달성하기 직전과 당일인 지난 4일과 6일에 모두 5조3천5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급등 국면에서 우선 차익을 실현한 셈이다. 그러나 이후 7일과 8일에는 다시 10조원가량을 순매수했다. 팔았다가 다시 사들였거나, 상승세를 더 이상 놓치기 어렵다고 판단해 뒤늦게 매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4거래일 연속 오르며 지난 8일 종가 기준 7,498.00으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지만, 같은 날 거래량은 최근 4거래일 중 고점 대비 47% 줄었다. 가격은 오르는데 거래는 다소 줄어든 만큼, 시장 한편에서는 기대와 함께 관망 심리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지수 추가 상승 기대와 단기 과열 경계가 맞물리면서, 개인투자자의 추격 매수와 차익 실현이 더욱 빠르게 반복되는 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