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피는 반도체주 급등을 앞세워 사상 처음 7,000선을 넘어 7,498.00에 마감했고,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에도 개인과 기관 매수세가 지수를 떠받치며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10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8일 전주보다 899.13포인트(13.63%) 오른 7,498.00으로 거래를 마쳤다. 노동절 연휴 이후 국내 증시에 한꺼번에 반영된 동력은 미국 대형 기술주의 실적 개선이었다. 알파벳,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놓으면서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가 커졌고, 그 수혜가 국내 반도체 종목으로 빠르게 옮겨붙었다. 특히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외국인 매수 유입 속에 각각 5.44%, 12.52% 올랐고, 6일에는 두 종목이 각각 14.41%, 10.64% 급등하며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주중 후반 외국인 흐름은 급격히 바뀌었다. 외국인은 4일과 6일 이틀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원 넘게 순매수한 뒤 7일과 8일에는 12조3천억원을 순매도했다. 7일 하루 순매도 규모만 7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한 주 전체로 보면 외국인은 5조9천736억원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4조5천981억원, 1조8천663억원 순매수로 맞섰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에는 에스케이하이닉스, 삼성전자우, 삼성전자 등이 올랐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구조적 악재보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과 이란 협상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변수로 남아 있긴 했지만, 뚜렷한 새로운 악재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8일 코스피는 장 초반 2% 넘게 밀렸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며 상승 전환에 성공했고, 결과적으로 지난주 4거래일 내내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증시 흐름도 국내 시장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8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02% 오르는 데 그쳤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84%, 1.71% 올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5.51% 뛰었다. 미국 4월 비농업 고용자 수가 11만5천명 늘어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다소 완화됐고, 반도체 업종에서는 공급 부족 심화와 생산 투자 확대 기대가 강하게 반영됐다. 반면 미시간대가 발표한 5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는 48.2로 1952년 집계 시작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미국과 이란 간 산발적 교전 속에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1.29달러로 1.23% 올랐다. 체감경기 악화와 유가 상승이라는 부담도 있었지만, 시장은 당장 기술주와 반도체 업황 기대에 더 무게를 둔 셈이다.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각종 지표도 전반적으로 강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는 7.61% 올랐고, 신흥지수 상장지수펀드도 2.03% 상승했다. 코스피 야간 선물 역시 미국 반도체 관련 종목 강세 영향을 받아 4.92% 뛰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 초반 코스피가 강세로 출발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단기 급등 뒤에는 물가와 금리, 실적 지속성 같은 기본 여건이 더 중요해진다. 시장은 12일 발표될 미국 4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와 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를 통해 인플레이션 안정 여부를 확인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21일로 예정된 삼성전자 노조 파업 가능성도 변수다. 협상이 최종 결렬돼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생산 차질과 함께 반도체 대표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반도체와 전력기기 같은 실적 주도 업종을 중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물가 지표와 지정학 리스크, 개별 기업 노사 이슈에 따라 시장의 오름폭과 속도는 한층 민감하게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