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 자본비율이 대출자산 확대와 환율 상승의 영향을 받아 일제히 낮아졌지만, 전체적으로는 감독 기준을 웃도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금융감독원이 28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3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총자본비율은 15.64%로 지난해 말보다 0.19%포인트 하락했다. 보통주자본비율은 13.41%, 기본자본비율은 14.66%로 각각 0.09%포인트, 0.13%포인트 내려갔다. 국제결제은행 자본비율은 위험을 반영해 다시 계산한 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로, 은행이 손실을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이번 하락은 은행 수익성이 크게 흔들려서라기보다, 자산이 늘어난 속도가 자본 확충 속도보다 더 빨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대출을 비롯한 익스포저, 즉 위험노출액이 커졌고, 환율 상승으로 외화자산의 위험가중자산도 함께 불어났다. 위험가중자산은 자산 규모에 단순히 숫자만 더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별 위험도를 반영해 계산하는데, 이 수치가 빠르게 늘면 같은 자본을 갖고 있어도 자본비율은 낮아지게 된다. 금감원도 당기순이익은 비교적 견조했지만 대출 증가와 환율 요인이 자본비율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권 전반의 체력은 아직 규제선과는 거리가 있다. 감독당국의 최소 규제 기준은 보통주자본비율 8.0%, 기본자본비율 9.5%, 총자본비율 11.5%인데, 모든 은행이 이를 웃돌았다. 총자본비율 기준으로는 우리은행, 씨티은행, SC은행,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수협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이 16.0%를 넘겼다. 반면 BNK금융 계열 은행은 14%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보통주자본비율에서는 씨티은행, SC은행,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수협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이 14% 이상을 기록했고,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산업은행도 13%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은행별로 보면 흐름은 엇갈렸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케이뱅크가 7.04%포인트 올라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고, 우리은행 0.72%포인트, 토스뱅크 0.39%포인트, IBK기업은행 0.04%포인트, JB금융 계열 은행 0.03%포인트 순으로 상승했다. 특히 케이뱅크는 기업공개 추진에 따른 자본 확충 효과가 반영되면서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씨티은행은 3.64%포인트 하락했고, 카카오뱅크 0.97%포인트, 한국수출입은행 0.94%포인트, SC은행 0.79%포인트, 수협은행 0.69%포인트 등 모두 12개 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이 내려갔다.
금융감독원은 중동 전쟁 같은 지정학적 불안, 금리와 환율의 높은 변동성이 앞으로도 은행 건전성 관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은행은 경기 둔화나 금융시장 충격이 생겼을 때도 대출과 자금중개 기능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감독당국은 손실흡수능력 확충과 자본적정성 관리를 계속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환율 움직임과 기업대출 증가세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은행권 자본비율의 방향이 갈릴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