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6일 새벽 서울 외환시장 야간 거래에서 장중 1,560원을 넘어서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날 오전 2시 야간 거래 마감 기준 환율은 달러당 1,559.0원으로 집계됐다. 5일 주간 거래 종가인 1,539.1원보다 19.9원 오른 값이다. 장 마감을 앞두고는 한때 1,561.5원까지 올라갔는데, 이는 2009년 3월 6일 장중 고가 1,597.0원 이후 처음 보는 고점이다. 같은 날 주간 거래에서는 오전 10시 27분께 1,549.1원까지 오른 뒤 1,530원대 후반에서 1,540원대 초반 사이를 오가다가 마감했지만, 야간장에서는 상승 속도가 훨씬 가팔라졌다.
환율이 밤사이 급등한 직접적인 계기는 미국 고용지표 발표였다. 미국이 5일 저녁 내놓은 5월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커졌다.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면 달러 자산의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그만큼 달러 수요가 늘어나기 쉽다. 실제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4월 이후 약 2개월 만에 다시 100선을 넘어섰다.
국내 요인도 원화 약세를 키웠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가 이어진 데다 중동 전쟁 장기화 같은 지정학적 불안이 겹치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신흥국 통화에는 전반적으로 약세 압력이 커진 상태다. 원화도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같은 날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478.82포인트, 5.54% 급락한 8,160.59에 마감한 점도 외환시장의 불안 심리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환율이 단기간에 1,550원과 1,560원 같은 심리적 저항선을 연달아 넘어선 만큼, 당분간 시장 변동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는 미국의 추가 물가·고용 지표,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경로, 외국인 자금 흐름, 중동 정세가 환율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 같은 흐름은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원화 약세가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