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8일 국내 국고채 금리가 만기 전 구간에서 일제히 올랐다. 특히 3년물 금리는 장중 3.9%대 후반까지 뛰었고, 같은 날 진행된 3년 만기 국고채 입찰 낙찰금리도 4.0%를 기록해 단기 금리 부담이 다시 커졌음을 보여줬다.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8bp 오른 연 3.940%에 거래를 마쳤다. 3년물이 3.9%대에서 장을 마감한 것은 2023년 11월 3일 이후 약 2년 7개월 만이다. 장중에는 연 3.960%까지 오르기도 했다. 10년물 금리는 9.4bp 상승한 연 4.348%를 기록해 2023년 10월 2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5년물은 연 4.190%, 2년물은 연 3.842%로 각각 7.0bp, 5.6bp 상승했고, 장기물인 20년물과 30년물, 50년물도 각각 연 4.407%, 연 4.348%, 연 4.207%로 뛰었다. 채권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 가격이 떨어졌다는 뜻으로, 시장이 앞으로의 금리 수준을 더 높게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날 국채 발행시장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경쟁입찰에서는 2조8천억원이 연 4.0%에 낙찰됐다. 응찰 금액은 7조4천370억원으로, 응찰률은 265.6%였다. 수요 자체는 적지 않았지만, 정부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금리 수준은 높아진 셈이다. 3년물 입찰 낙찰금리가 4%를 기록한 것은 시장금리가 급등했던 2022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은 이날 3년 국채선물을 1만7천846계약, 10년 국채선물을 1천504계약 순매수했지만, 전반적인 약세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부족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상승의 가장 큰 배경으로 미국 통화정책 전망 변화를 꼽는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지난 5일 발표한 5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보다 17만2천명 늘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8만명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뜻이어서, 연방준비제도가 서둘러 금리를 내리기보다는 오히려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 그룹은 견조한 노동시장 등을 근거로 올해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쪽으로 전망을 고쳤다. 미국 금리는 한국 채권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글로벌 자금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국내 정책 신호도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초과세수 활용 방안과 관련해 단순히 국채 비율을 줄이는 방식이 최선은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 발언이 앞으로 재정 운용 과정에서 국채 발행 부담이 예상보다 크게 줄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고, 이는 채권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와 대통령 발언이 함께 금리 상승 압력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의 물가와 고용 지표, 한국 정부의 재정 운용 방향에 따라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당분간 국내 채권시장은 대외 변수와 정책 메시지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