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기업공개가 확정되면서 미래에셋증권이 인수단 배정 물량으로 231만4천815주를 확보한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대형 기술·우주 기업의 상장 절차에 국내 증권사가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고, 이번 상장이 세계 자본시장에서 얼마나 큰 관심을 끌고 있는지도 수치로 드러났다.
12일 한국시간 기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를 보면, 스페이스X는 이번 상장에서 매각하는 클래스A 보통주 5억5천555만5천555주 가운데 231만4천815주를 미래에셋증권에 배정했다. 공모가격은 주당 135달러로 최종 결정됐고,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에 돌아간 물량의 가치는 약 3억1천250만달러, 원화로는 약 4천751억원 수준이다. 기업공개는 비상장 기업이 주식을 시장에 내놓아 자금을 조달하는 절차인데, 인수단은 이 과정에서 주식 판매와 투자자 모집을 맡는 핵심 참여자다.
배정 물량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주도했다. 가장 많은 주식을 받은 곳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로 각각 1억1천111만1천111주를 배정받았다.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제이피모건 등 3곳이 각각 8천333만3천333주를 받았고, 바클레이즈·알비시캐피털·유비에스증권·웰스파고에는 각각 1천111만1천111주가 돌아갔다. 맥쿼리 캐피털, 미즈호증권, 산탄데르 등 나머지 10여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미래에셋증권과 같은 규모를 배정받았다. 미래에셋증권 몫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국내 증권사가 초대형 미국 상장 딜에 직접 참여했다는 점은 해외 자본시장 네트워크 확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상장은 규모 면에서도 이례적이다. 스페이스X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750억달러, 약 114조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주관사들이 추가 배정 옵션인 초과배정 물량 약 8천300만주를 행사하면 조달 규모는 86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 투자 수요도 매우 강했다. 전체 청약 물량은 당초 목표의 4배를 웃돌았고, 개인투자자 주문 금액만 1천억달러, 약 153조원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우주항공 산업이 더 이상 장기 연구개발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위성통신과 발사 서비스, 국방,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산업과 연결된 성장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공모가 기준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1조7천700억달러, 약 2천686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수준이면 상장 직후 글로벌 상장기업 시가총액 10위권 안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장이 미국 증시의 대형 성장주 선호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국내 증권사들로서도 해외 초대형 거래 참여 경험이 경쟁력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어,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한국 금융회사들의 해외 투자은행 업무 확대와 글로벌 공모시장 진출 시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