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치자, 미국 국채 금리가 단기물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새로 취임한 케빈 워시 의장 체제에서 열린 첫 회의라는 점에서 시장은 이번 결정문과 경제전망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했지만, 그동안 통화정책의 향후 방향을 짐작하게 했던 완화 편향 문구를 정책 결정문에서 삭제했다. 이는 향후 금리 인하 쪽으로 기울어 있던 기존 신호를 거둬들이고, 필요하면 다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으로 해석된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실제로 바꾸지 않더라도 이런 문구 변화만으로 금융시장의 기대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연준이 함께 공개한 수정 경제전망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이른바 점도표를 보면, 앞선 회의에서는 연내 1회 인하가 중간값이었지만 이번에는 연내 1회 인상이 중간값으로 바뀌었다. 3월 점도표에서는 금리 인상을 예상한 위원이 한 명도 없었지만, 6월에는 전체 19명 가운데 9명이 적어도 한 차례 이상 인상을 내다봤다. 연준 내부의 시각이 짧은 기간에 눈에 띄게 매파적으로 바뀐 셈이다. 매파적이라는 것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높게 유지하거나 더 올리는 데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태도를 뜻한다.
시장 가격도 곧바로 반응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오후 3시 10분 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18%로 전장보다 0.13%포인트 올랐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도 4.67%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이는데, 이번에는 연준의 긴축 가능성을 반영해 채권이 팔리면서 수익률이 오른 것이다. 특히 2년물 상승 폭이 더 컸다는 점은 시장이 당장 앞으로의 기준금리 경로를 더 높게 본다는 의미로 읽힌다.
금리 선물시장도 연준의 메시지를 빠르게 반영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금리 결정 발표 직후 시장은 연준이 연내 금리를 그대로 둘 확률을 22%, 한 차례 이상 인상할 확률을 78%로 반영했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금리 인상 가능성은 60% 수준이었는데, 회의 결과 이후 그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발표될 미국의 물가와 고용 지표가 강하게 유지될 경우 연준의 추가 긴축 전망을 더 굳힐 가능성이 있고, 그에 따라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변동성도 한동안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