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 신호에 반응하며 10원 넘게 올라, 1,520원대 후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527.1원으로 마감해 전날보다 13.7원 상승했다. 환율은 1,525.0원에 출발한 뒤 한때 1,519.3원까지 오름폭을 줄였지만, 장 막판 다시 상승세가 강해지면서 1,530원선에 근접했다. 장중 고점은 1,528.1원으로,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전이었던 지난 11일 1,530.2원 이후 5거래일 만의 높은 수준이다.
이번 환율 상승의 가장 큰 배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하면서도, 앞으로의 정책 방향이 금리 인하보다 인상 쪽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 데 있다. 연준은 신임 케빈 워시 의장 체제에서 열린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그대로 뒀지만,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표시한 자료)를 통해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더 매파적인 신호를 내놨다. 이런 경우 달러 자산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져 달러 강세로 이어지기 쉽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0.215로 전장보다 0.171 내렸지만, 심리적 기준선으로 여겨지는 100선 위를 유지했다. 이는 달러 가치가 절대적으로 크게 뛰지 않았더라도, 시장 전반에는 여전히 달러 강세 압력이 남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천7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이런 자금 유입도 환율의 상승 방향 자체를 바꾸지는 못했다. 통상 외국인 주식 매수는 원화 수요를 늘려 환율을 낮추는 요인이지만, 이날은 미국 통화정책 변수의 영향력이 더 컸던 셈이다.
엔화와 비교한 원화 가치도 약세를 보였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50.66원으로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6.74원 올랐고, 엔/달러 환율은 160.692엔으로 0.008엔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다시 1,530원선 부근까지 올라선 만큼, 앞으로도 미국 금리 전망과 중동 정세, 외국인 자금 흐름이 맞물리면서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연준의 추가 발언이 긴축 쪽으로 더 기울 경우 원화 약세 압력은 당분간 쉽게 잦아들지 않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