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6일 장중 1,55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가 장 마감 직전 1,530원대로 밀려났다. 미국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환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과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가 겹치면서 하루 중 흐름이 급반전한 것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10.7원 내린 1,532.0원으로 집계됐다. 환율은 4.6원 오른 1,547.3원에 출발한 뒤 한때 1,549.8원까지 올라 전날 기록한 고점 흐름을 이어가는 듯했지만, 오후 들어 방향이 바뀌었다. 장 막판에는 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매도 물량이 나오고, 반기 말 결산을 앞둔 수출업체들이 보유 달러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오후 3시 14분께 1,526.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전날 환율은 1,542.7원까지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달 15일부터 한 달 넘게 1,500원대에 머물고 있다.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장 큰 배경은 미국 통화정책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더 올리거나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리가 높으면 달러 자산의 매력이 커져 세계 자금이 달러로 쏠리기 쉬운데, 이런 흐름이 원화를 포함한 다른 통화에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사흘째 101선에서 움직였고, 이날 한때 101.565까지 오른 뒤 101.403 수준을 나타냈다.
국내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도 원화 약세를 자극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약 4조6천억원어치 순매도해 6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전날 약 8천700억원보다 순매도 규모가 더 커졌고, 코스피는 5.81% 내린 8,411.21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면 대금을 달러 등 외화로 바꿔 나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환율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날처럼 당국이 시장 쏠림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장중 급등세는 일시적으로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엔화도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엔/달러 환율은 161.722엔으로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7.55원으로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5.73원 내렸다. 원화와 엔화가 함께 약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달러 강세의 강도가 더 두드러지면서 아시아 통화 전반에 부담이 커진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미국 금리 전망, 외국인 자금 이동,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에 따라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