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 강한 부동산 규제가 시행된 뒤, 이들 지역과 맞닿은 경기권 비규제지역으로 주택 매수 자금이 빠르게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주변 지역으로 수요가 번지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숫자로 확인된 셈이다.
1일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주택 취득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10월 15일 대책 이후인 2025년 11월부터 2026년 5월까지 경기권 18개 연접지역의 주택 매입 금액은 15조5천8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의 6조269억원보다 158.65%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서울의 주택 매입액 증가율은 14.9%, 경기도 전체는 77%였는데, 연접지역의 증가 속도가 이를 크게 웃돌았다.
이번 분석 대상에는 구리시, 남양주시, 광주시, 용인시 처인구와 기흥구, 수원시 권선구, 화성시 동탄구와 병점구, 군포시, 안양시 만안구, 시흥시, 부천시 소사구·원미구·오정구, 김포시, 고양시 덕양구, 양주시, 의정부시가 포함됐다. 기준은 당시 규제지역인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시·구와 경계를 맞댄 비규제지역이다. 화성시 동탄구는 직접 붙어 있지는 않지만 거리상 가깝고 시장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포함됐다. 특히 최근 새로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 편입이 발표된 구리시와 용인시 기흥구, 화성시 동탄구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구리시는 1조4천573억원으로 329.53% 늘었고, 용인시 기흥구는 1조9천801억원으로 191.82%, 화성시 동탄구는 4조3천306억원으로 214.96% 각각 증가했다.
자금 마련 방식에서도 이런 흐름이 드러났다. 해당 18개 지역의 자금조달 내역 가운데 주식·채권 매각 금액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4조8천50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31.5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서울의 증가율은 149.19%, 경기도 전체는 325.47%였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식시장 강세로 금융자산을 처분해 부동산 매입 자금으로 돌린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별로는 구리시의 주식·채권 매각 대금이 391억원으로 1천28.77% 늘어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고, 화성시 동탄구는 1천851억원으로 678.03%, 용인시 기흥구는 624억원으로 450.69% 각각 늘었다.
정책적으로 보면, 특정 지역만 강하게 묶는 규제는 단기적으로 과열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자금이 인접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하면 시장 불균형이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다. 이종욱 의원은 정부가 부동산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돌리려 했지만 집값 안정에 실패하면서 자금이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의 부동산으로 다시 유입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수도권 실수요자가 체감할 수 있는 공급 확대와 전월세 시장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핵심 지역 규제가 주변 지역 가격과 거래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수요 억제와 함께 공급·임대시장 대책을 묶어 보는 접근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