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2026년 7월 6일 국채처럼 위험등급이 낮은 채권도 만기 전에 팔면 손실이 날 수 있다며 투자자 유의를 당부했다. 안전자산이라는 인식만 믿고 투자했다가 예상과 다른 평가손실을 겪는 사례가 계속 접수되자, 채권 투자 과정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사항을 별도로 안내한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분쟁 민원 가운데는 판매직원이 국채의 안정성만 강조하고 가격이 변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적지 않다. 채권은 원금을 돌려받는 만기까지 보유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상품으로 여겨지지만, 중간에 매도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채권 가격은 시장금리와 반대로 움직여 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이때 팔면 손실이 확정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신용위험이 낮다고 해서 가격변동 위험까지 없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잔존 만기가 긴 장기채는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같은 폭으로 금리가 움직여도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평가금액 변동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금감원은 고령 퇴직자처럼 원금 보전이 중요한 투자자라면 생활자금 수요나 현금흐름을 먼저 따져보고, 중도에 팔 가능성이 있는지 충분히 검토한 뒤 장기채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기채는 수년 뒤 금리가 내려가면 더 비싸게 팔 수 있다는 기대를 갖기 쉽지만, 실제 금리 흐름은 전문가에게도 예측이 쉽지 않다.
이와 함께 기준금리와 시장금리를 같은 개념으로 보면 안 된다는 점도 강조됐다. 채권 가격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자체보다 시장에서 형성되는 금리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는 기준금리 방향과 시장금리 방향이 비슷하게 움직이지만, 경기 전망이나 물가 기대, 자금 수급 같은 요인에 따라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단순히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채권 가격 상승을 단정하는 접근은 위험할 수 있다.
장외 채권 거래에서는 가격 구조도 꼼꼼히 봐야 한다. 국내 장외시장에서 증권사는 통상 인건비와 전산비 등 거래 비용을 반영해 민간채권평가회사가 제시하는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의 매수금리를 적용하는데, 이 경우 투자자는 민평금리 기준 평가금액보다 더 높은 가격에 채권을 사게 될 수 있다. 처음부터 보이는 평가손실이 실제 시장 급락 때문이 아니라 거래 비용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는 뜻이다. 금감원은 거래 전 동일하거나 비슷한 조건의 채권이 장내에서도 거래되는지 확인하고, 매수단가와 수수료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장내시장은 호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으면 원하는 때에 거래가 체결되지 않을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금리 변동성이 이어지는 국면에서 채권 투자 설명 의무와 투자자 적합성 점검이 한층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