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맹점 수수료 고지 기준과 다단계 전자지급결제대행업 관리 규정을 손질하면서, 소상공인과 온라인 판매자가 결제업체를 고를 때 필요한 정보가 더 분명해지고 결제시장 내 위험 관리도 한층 강화되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정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전자금융감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의결했다.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가맹점 수수료를 언제, 어떤 내용으로 알려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정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른바 엔차 피지(n차 PG·상위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 아래에 다시 하위 피지업자가 연결되는 다단계 구조)로 불리는 결제 구조를 더 엄격하게 관리하도록 한 것이다. 그동안 현행법에는 금융회사나 전자금융업자가 가맹점에 수수료를 고지해야 한다는 원칙만 있었고, 실제 감독규정에는 고지 방법만 담겨 있어 시점과 세부 내용은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개정에 따라 앞으로 금융회사나 전자금융업자는 가맹점에 수수료를 알릴 때 전자금융결제 서비스 제공 대가로 받는 결제 수수료를 다른 항목과 구분해 고지해야 한다. 또 가맹점과 계약을 새로 맺거나 갱신할 때, 또는 결제수수료 부과기준이 달라질 때 고지해야 한다는 점도 규정에 명시했다. 특히 결제수수료 부과기준이 가맹점에 불리하게 바뀌는 경우에는 변경일 1개월 전에 미리 알려야 한다. 이는 영세 사업자나 소상공인이 수수료 구조를 제대로 비교하지 못한 채 계약을 맺는 일을 줄이고, 보다 유리한 조건의 결제업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다. 당국은 이런 정보 공개가 시장 경쟁을 더 촉진해 결과적으로 수수료 부담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제시장 관리 규정도 함께 강화된다. 최근 온라인 결제가 빠르게 늘면서 선불업자나 상위 피지업자가 가맹점 모집과 관리를 하위 피지업자에게 맡기는 구조가 널리 퍼졌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업체가 불법거래를 중개하거나 재무 건전성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로 영업하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기존에는 상위 사업자가 하위 피지업자와 계약할 때 등록 여부와 실제 영업 여부 정도만 확인하면 됐기 때문에 시장 규율에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는 선불업자나 상위 피지업자가 하위 피지업자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갱신할 때는 물론, 계약 기간 중에도 정기적으로 재무 건전성과 불법행위 위험을 평가해야 한다.
평가 항목에는 피지업 등록 여부, 경영지도기준 준수 현황, 자기자본 등 주요 재무 현황, 정산자금 관리 현황, 최근 1년간 금융 제재 및 불법거래 연루 이력이 포함된다. 시행 후 2026년 10월 1일부터 2027년 9월 30일까지 1년 동안은 반기별로 평가하고, 그 이후에는 분기별로 점검해야 한다. 선불업자와 상위 피지업자는 위험 수준이 높은 하위 피지업자에 대해 계약 미체결, 계약 연장 거절, 시정 요구, 중도 해지 같은 조치를 해야 하며, 평가 결과는 평가일로부터 5년간 서면이나 전산자료 형태로 보관해야 한다. 아울러 이런 평가와 후속 조치를 실행하는 절차도 계약서에 반영해야 한다. 개정안은 금융위원회 의결 후 즉시 시행되지만, 하위 피지업자 위험평가 제도는 업계 준비 기간을 고려해 10월 1일부터 적용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전자금융시장에서 거래 투명성을 높이고 부실·불법 업체를 걸러내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