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27일 새벽 뉴욕장에서 1,387.00원까지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다. 미국 물가가 연방준비제도 목표치를 웃돈 가운데 민간 내수 지표도 견조하게 나오면서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가 맞물렸다.
연합인포맥스는 한국시간 새벽 1시 59분 기준 달러-원 환율이 전장 서울환시 주간 거래 종가 1,386.10원보다 0.90원 오른 1,387.00원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이번 장 주간 거래 종가 1,384.80원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3.20원이다.
환율은 1,383원 안팎에서 뉴욕장에 들어간 뒤 미국 물가와 국내총생산 관련 지표를 소화하며 오름폭을 넓혔다. 물가 둔화가 충분하지 않고 내수도 버티고 있다는 해석이 달러 매수 재료로 작용한 흐름이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7월 근원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전 품목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 상승률은 3.7%였다.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는 연방준비제도가 물가 흐름을 판단할 때 중시하는 지표다. 두 지표 모두 연준의 물가 목표인 2%를 웃돌면서 통화정책 완화 기대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받아들여졌다.
미국 2분기 민간 내수 흐름도 환율 상승 압력을 더했다. 소비자 지출과 총 민간 고정 투자를 합친 실질 민간 국내 구매자 최종 판매는 2분기 4.2% 증가했다.
이 수치는 속보치 3.9%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민간 내수는 경기의 기초 체력을 가늠할 때 참고하는 지표로, 소비와 투자 흐름이 함께 반영된다.
국제유가 흐름도 원화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 10월 인도분이 장중 낙폭을 되돌리고 강세로 전환하자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5bp가량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2 수준까지 올랐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달러-원 환율도 장중 1,387.00원까지 올라섰다.
리처드 무디(Richard Moody) 리전스 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7월 미국 물가에 대해 “7월 수치가 완만하게 나오기는 했지만, 연방준비제도 입장에서 유일한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세가 연준 목표로 빠르게 되돌아갈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짚은 발언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더 가속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연준의 목표치로 다시 내려갈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물가 압력이 완화되더라도 정책 판단을 바꿀 만큼 충분한 둔화인지가 쟁점으로 남아 있다는 뜻이다.
환율은 수출입 기업의 결제와 네고, 외국인 자금 흐름, 에너지 가격 변화가 함께 반영되는 가격이다. 유가가 오르면 에너지 수입 부담을 통해 원화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미국 금리가 오르면 달러 보유 유인이 커질 수 있다.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에게 달러-원 환율은 원화 표시 가격을 해석할 때 함께 보는 지표다. 본지는 앞서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의 달러 가격이 같더라도 환율이 움직이면 국내 원화 기준 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국내 거래소의 원화 가격은 환율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거래소별 수급, 원화 입출금 환경, 국내외 가격 차이 등이 함께 반영된다.
이번 움직임은 미국 물가와 내수 지표가 동시에 확인된 뒤 달러 수요가 강화된 흐름이다. 달러-원 환율이 국내 원화 기준 가상자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서울외환시장 체결 가격과 거래소별 수급을 함께 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