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길어지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과 정부의 재정·금융정책 공조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국 정책금리 상단은 연 3.75%, 한국 기준금리는 연 2.75%로 1.00%포인트 차이가 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성장세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강화됐고,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이며 금융안정 리스크도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 배경이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7월 29일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연 3.50~3.75%로 유지했다.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2% 목표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베스 해맥(Beth M. Hammack), 닐 카시카리(Neel Kashkari), 로리 로건(Lorie K. Logan) 등 세 위원은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했다.
금리 역전은 원화와 달러 자산의 상대 매력을 바꾼다.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으면 글로벌 투자자는 원화 자산보다 달러 자산에서 더 높은 이자를 기대할 수 있다. 이 흐름이 커지면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고, 원/달러 환율 상승은 에너지와 원자재, 곡물 수입 단가를 밀어 올릴 수 있다.
환율 경로는 물가에도 닿는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 단가가 오르고, 이는 가공식품과 공공요금, 서비스 가격으로 번질 수 있다. 통화당국이 금리 인상을 검토하는 이유가 환율 안정과 물가 대응에 함께 걸려 있는 셈이다.
다만 금리 인상은 비용을 동반한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취약 차주와 자영업자, 한계기업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민간 소비와 내수 경기, 기업 투자에도 부담이 옮겨갈 수 있다.
연합뉴스는 26일 머니톡스 칼럼에서 금리 인상이 환율 방어와 금융 불균형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취약 차주와 한계기업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화정책만으로 물가와 부채, 내수 부담을 동시에 다루기 어렵다는 문제 제기다.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금융기관 간 초단기 자금 거래와 시중금리 전반에 영향을 주기 위해 정하는 정책금리다. 금리 역전은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 정책금리보다 낮은 상태를 뜻한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금리가 더 높을 때는 환율과 자금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
한국 독자에게 이 논점은 가계대출과 부동산에만 머물지 않는다. 달러 유동성, 미 국채 금리, 환율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위험자산의 할인율 논쟁에도 연결된다. 특히 단기 국채는 머니마켓펀드와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으로 쓰인다.
본지는 앞서 단기 국채 비중 확대가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 운용 범위와 미국 재정의 차환 주기를 함께 건드린다고 보도했다. 단기물 공급 확대는 준비자산 운용 폭을 넓힐 수 있지만, 재정 차환 주기를 짧게 만드는 부담도 함께 낳는다.
문제는 정책의 순서다. 기준금리를 올리면 환율과 자산가격 과열을 누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시에 빚을 안고 버티는 가계와 자영업자, 한계기업에는 이자 부담이 곧바로 전가된다.
정부가 재정과 정책금융으로 취약 부문을 보완하지 않으면 통화 긴축의 비용이 특정 계층에 몰릴 수 있다. 반대로 금리를 동결하면 내수 충격을 줄일 수 있지만, 금리 역전과 환율 압력은 남는다.
통화정책과 재정·금융정책의 역할 분담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가와 환율은 통화정책이 중심을 잡고, 취약 차주와 투기 수요 관리는 재정·금융당국이 보완하는 구조가 요구된다.
외환시장도 금통위 결정을 앞두고 방향성을 살피고 있다. 본지는 앞서 원/달러 환율이 1,382원대에서 금통위 전 좁은 등락을 보였다고 전했다. 기준금리 결정은 원화 금리와 외국인 자금 흐름, 달러 조달 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은행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결정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뿐 아니라 성장률, 물가, 가계부채 판단이 함께 확인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