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26일 오전 6시 기준 1,382.70원으로 내려왔지만, 서울 외환시장은 1,380원대 초반에서 방향을 확인하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 완화 기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미국 성장·물가 지표가 한꺼번에 대기하면서 공격적인 방향성 거래가 제한되는 분위기다.
연합인포맥스는 26일 외환분석에서 달러-원 환율이 1,380원대에서 조심스럽게 하단을 살필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원은 이날 오전 6시 기준 전날 서울장 종가 1,386.10원보다 3.40원 낮은 1,382.70원을 기록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381.9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 -0.40원을 고려하면 서울장 종가보다 3.80원 낮은 수준이다.
NDF는 만기에 실제 통화를 주고받지 않고 약정 환율과 만기 환율의 차액만 정산하는 선물환 거래다. 서울 외환시장이 닫힌 뒤에도 역외에서 거래돼 다음 거래일 달러-원 환율 방향을 가늠하는 참고 지표로 쓰인다.
첫 변수는 미국과 이란의 긴장 완화 여부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철수시켰던 중동 지역 대사관 외교관들을 다시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 아라비야는 미국이 이란에 해상 봉쇄 중단과 제재 해제를 제안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이란 대리 세력의 공격 중단을 조건으로 요구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리아 노보스티를 통해서는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을 포함한 휴전에 합의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다만 전쟁 발발 이후 양측이 출구에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여러 차례 나왔던 만큼, 시장은 합의 여부와 이행 가능성을 함께 확인하려는 분위기다.
긴장 완화 기대는 유가에 먼저 반영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2.65달러(3.12%) 급락한 배럴당 82.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 하락은 원유 수입 부담을 낮출 수 있어 통상 원화에는 우호적 재료로 해석된다. 앞서 본지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지연과 미국·이란의 대립이 유가 상승을 통해 달러-원 환율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흐름이 곧바로 강한 약달러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카젬 가리바바디(Kazem Gharibabadi) 이란 외무부 차관은 전날 "우리는 여전히 전쟁 상태에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은 폐쇄된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 인덱스도 98.8 안팎에 머물며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두 번째 변수는 27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한미 금리 차를 줄여 달러-원 하락 재료가 될 수 있지만, 이번 회의 결과를 두고는 시장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2.75%로 25bp 올렸다. 두 달 연속 인상 여부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환율 하단과 상단 모두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 번째 변수는 미국 지표다. 이날 밤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앞서 나온 2분기 GDP 속보치는 전분기 대비 1.5% 증가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7월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2% 상승했을 것으로 시장에서 예상됐다. 미국 성장과 물가 지표는 연준의 금리 경로를 가늠할 단서로 쓰이는 만큼 달러화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수급도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월말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나오고 있지만 외국인 주식 매도에 따른 커스터디 매수세가 이를 상쇄하고 있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자금 유입 기대와 삼성전자 등 상장 기업 분기 배당에 따른 외국인 역송금 수요도 함께 거론됐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거래일 연속 3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커스터디 매수세를 유발했다. 본지는 전날에도 금통위를 앞두고 달러-원 환율이 1,380원대 초반에서 좁게 움직였다고 전했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에게도 환율은 별도 변수다. 비트코인(BTC) 등 주요 가상자산은 달러 기준 가격과 원화 환산 가격이 함께 쓰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외환 흐름이 가상자산 가격에 미칠 영향은 환율과 달러 기준 가격의 실제 움직임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의 초점은 미국·이란 관련 추가 소식, 27일 한국은행 금통위, 이날 밤 발표될 미국 2분기 GDP 수정치와 7월 PCE 물가 지표에 맞춰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