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남부 원유 수출 거점에 8월 24일 원유운반선 7척이 동시에 접안했다. 위성 기반 추정 적재 가능 물량은 약 1300만 배럴로 제시됐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은 여전히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오일프라이스(OilPrice)는 이라크 페르시아만 수출 시설에 원유운반선 7척이 정박한 장면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탱커트래커스(TankerTrackers)도 같은 날 알바스라 원유터미널에서 약 1300만 배럴이 적재되고 있다고 집계했다. 최근 몇 주 동안 하루 1~2척 수준이던 장면과는 다른 흐름이다.
다만 이번 장면은 하루 단위 스냅샷이다. 오일프라이스는 전쟁 전에는 8개 선석 중 6개 선석에 탱커가 차는 일이 일반적이었다고 전하면서도, 이번 적재가 이라크 수출의 전쟁 전 수준 복귀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실제 수출로 잡히려면 적재 물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 원유가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핵심 항로다. 이라크 남부 바스라 항만에서 실린 원유도 상당 부분 이 해협을 거쳐야 최종 수출 물량으로 반영된다. 항만 접안과 해협 통과가 서로 다른 지표로 움직일 수 있는 이유다.
호르무즈 통항 수치는 같은 기간에도 엇갈렸다. 로이터는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Kpler) 자료를 토대로 8월 24일 호르무즈를 지난 상품선이 2척뿐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10일 평균 14척을 밑도는 수준이다.
별도 집계에서는 같은 날 원유 통과량이 하루 500만 배럴, 7일 이동평균은 하루 600만~700만 배럴 수준으로 제시됐다. 탱커 수와 배럴 수가 함께 흔들리는 만큼, 특정 하루 수치만으로 회복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거스(Argus)는 최근 7일간 중동 지역 원유 수출이 하루 약 600만 배럴로, 2026년 2월 전쟁 전 평균인 하루 1900만 배럴의 약 3분의 1 수준이라고 집계했다.
숫자는 기관별로 다르지만 흐름은 정상화보다 변동성에 가깝다. 선박 자동식별장치(AIS) 차단, 집계 시점, 기관별 산정 방식 차이가 겹치면 같은 날에도 선박 수와 원유 통과량이 다르게 잡힐 수 있다.
이라크 오일부문은 8월 들어 일평균 원유 수출이 200만 배럴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7월 수출량은 4900만 배럴로 적시됐다. 이 수치는 정부와 업계 발언 기준의 수출 흐름이지, 호르무즈 실제 통과량과 같은 개념은 아니다.
이라크 원유는 구조적으로 호르무즈 의존도가 높다. 루다우(Rudaw)는 전쟁 전 이라크 원유 수출의 90%가 호르무즈를 거쳤다고 보도했다. 남부 항만에 물량이 몰리는 구조에서는 해협 통항 차질이 곧 선적 일정과 운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라크 국영 마케팅사 소모(SOMO)도 수출 창구를 유지하고 있다. 로이터는 소모가 9월 선적분 바스라 미디엄(Basrah Medium)과 바스라 헤비(Basrah Heavy)를 바스라 원유터미널 또는 단일계류시설에서 싣는 입찰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보안 위험이 남아 있는 해역 안쪽에서 선적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정유사 수요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바스라 미디엄과 바스라 헤비는 걸프 공급 차질 속에서 중국 정유사 매수 대상이 됐다. 본지는 앞서 호르무즈 항로 불안 속에서 이라크 원유 할인과 중국 정유사의 조달 확대가 맞물린 흐름을 전했다.
이라크는 남부 항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경로 다변화도 검토해왔다. 본지는 앞서 이라크가 9월 1일부터 3개월간 원유 수출 창구를 넓히는 임시 체계를 추진한 흐름을 보도했다. 다만 이번 7척 동시 접안은 새 수출 확정보다 기존 남부 항만을 통한 물량 처리 장면에 가깝다.
한국 시장과도 무관하지 않다. 중동 원유 수출 흐름은 국제 유가와 정유사의 조달 비용, 국내 에너지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자료만으로 가격 방향을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7척 동시 접안은 이라크가 원유를 항만 밖으로 밀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호르무즈 통항량, 선박 트랜스폰더 차단, 집계 시점 차이가 겹치면서 실제 수출 회복 폭은 단일 수치로 판단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