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협상이 중단되면서 북미 공급망을 둘러싼 관세 충돌이 다시 커졌다. 미국은 일부 캐나다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발효했고, 캐나다는 9월 8일부터 같은 규모의 보복관세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22일 연설에서 협상단을 오타와로 복귀시켰다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우리는 그들이 제시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고, 그들이 요구한 것을 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막판 조건에서 캐나다의 주권과 프랑스어·문화 보호 문제를 건드렸다는 설명이다.
캐나다 재무부는 24일 성명에서 미국과의 무역협상 중단을 공식화했다. 프랑수아필리프 샹파뉴(François-Philippe Champagne) 캐나다 재무·국세장관은 주·준주 재무장관들과 회의에서 새 관세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캐나다는 9월 8일부터 '달러 대 달러' 방식의 보복관세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기존 관세와 새 압박은 시점을 나눠 봐야 한다. 백악관 행정조치는 섹션 338을 근거로 일부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종가관세를 8월 22일 오후 1시 1분 한국시간부터 발효한다고 명시했다. 대상은 주류, 유제품, 자동차 관련 수입품이다.
섹션 338은 외국의 차별적 조치가 미국 상거래에 부담을 준다고 판단할 때 상대국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미국 관세법 조항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세율 조정이 아니라 캐나다의 시장 접근, 자동차 수출, 유제품·주류 유통 문제를 압박하는 통상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24일 캐나다산 자동차·트럭·부품·철강에 50% 관세를 2027년 1월 1일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8월 22일 발효된 일부 품목 관세와 별개의 추가 압박이다.
갈등은 공개 발언에서도 거칠게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무역과 다른 면에서 상대하기 가장 나쁜 나라들 가운데 하나"라고 비난했다. 더그 포드(Doug Ford) 온타리오주 총리는 뉴스토크 1010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는 내 엉덩이에 키스해도 된다"고 맞받았다.
포드 총리는 이어 전력, 석유, 광물 등 대미 수출을 협상 지렛대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부 보도에 등장한 '캐나다 최고 무역 특사' 표현은 확인된 발언 주체와 맞지 않는다. 해당 발언의 직접 주체는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다.
양측은 협상 결렬 책임도 다르게 설명했다. 캐나다는 미국이 막판에 경제성이 없고 불공정한 조건을 냈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미국 무역대표부 쪽은 캐나다가 새 요구를 들고나왔다고 반박했다.
이번 충돌은 캐나다산 관세 발효 시한이 한 차례 미뤄진 뒤 이어진 후속 국면이다. 미국과 캐나다 협상팀은 관세 마감 시한을 앞두고 합의안 조율을 이어왔지만, 막판 조건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자동차와 철강은 파장이 가장 크게 거론되는 업종이다. 에이피(AP)는 미국과 캐나다가 새 관세와 상호 비난 속에 더 깊은 무역전으로 들어섰다고 전했다. 북미 자동차 산업은 부품과 완성차가 국경을 오가며 생산되는 구조라 관세가 누적될수록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트레버 톰브(Trevor Tombe) 경제학자는 신규 50% 관세가 시행돼 유지될 경우 캐나다에서 약 9만개 일자리가 위험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정부 공식 전망이 아니라 민간 경제학자의 시뮬레이션이다. 수치 자체보다 관세 장기화가 고용과 생산망에 줄 수 있는 부담을 보여주는 추정치로 읽힌다.
금융시장에서는 캐나다 달러 약세와 자동차·철강 업종 변동성이 함께 보도됐다. 마켓워치는 협상 붕괴 직전까지 캐나다 상장지수펀드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고 전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무역협상 결렬이 캐나다 달러 흐름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번 사안은 암호화폐 시장 자체보다 거시·무역 변수에 가깝다.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은 통상 분쟁과 달러 흐름에 간접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이번 충돌이 암호화폐 가격에 직접 영향을 줬다는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캐나다의 보복관세는 9월 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미국이 예고한 자동차·트럭·부품·철강 50% 관세 적용 시점은 2027년 1월 1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