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해 재개를 위한 단계적 틀을 논의했다. 임시 항로와 지뢰 제거 공동사업은 협의 대상에 올랐지만, 영구 항로와 향후 관리체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타임스오브오만은 오만 국영통신을 인용해 바드르 알부사이디(Badr Al Busaidi) 오만 외무장관과 세예드 아바스 아라그치(Abbas Araghchi) 이란 외무장관이 25일 이란에서 협의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해 재개와 두 나라의 주권·주권적 권리 보전을 함께 논의했다.
이번 협의의 핵심은 공동 관리 완료가 아니다. 양측은 공동 임시 항행 회랑 설치와 해협 내 지뢰 제거 공동사업을 포함한 단계적 틀을 논의했고, 영구 항로와 해협의 향후 관리, 정보공유, 교통관리, 항행·안보 서비스 제공 방식은 추가 기술협상 과제로 남겼다.
오만 외무부는 6월 23일 공동성명에서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미래 항행 관리, 제공 서비스, 비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양국 외무부 공동 작업반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해협 관련 모든 조치가 두 연안국의 주권과 주권적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적었다.
오만은 6월 24일 국제해사기구(IMO)와 협력해 모든 선박이 이용할 수 있는 임시 해상 회랑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냈고, 7월 14일에는 국제법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항행을 복원하기 위해 모든 당사자와 협력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바닷길이다.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해상으로 빠져나가는 핵심 통로여서 통항 차질은 유가와 해운비, 위험자산 심리에 함께 영향을 줄 수 있다.
로이터는 이 통로가 세계 석유·가스 수송의 약 5분의 1을 담당해 왔다고 전했다. 한국 독자에게도 호르무즈 통항 문제는 에너지 가격과 물류비,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 심리로 이어질 수 있는 거시 변수다.
다만 이번 발표만으로 통항 정상화나 시장 안정이 확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논의가 임시 조치와 기술협상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제 항로 운용과 안전 보장 방식은 별도 합의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로이터는 8월 10일 이란이 오만과의 합의가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밝혔지만, 미국의 보상, 제재 종료, 군사 위협 중단 등 조건이 충족돼야 해협 재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당국자는 이란과 오만이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봤지만, 실제 재개는 별도 조건에 묶여 있었다.
시장 반응도 단선적이지 않았다. 걸프뉴스는 25일 오만 인근 유조선 피격에도 브렌트유와 머번유가 하방 압력을 받았고, WTI는 상대적으로 견조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이 이를 새로운 위기 신호보다 기존 고위험 상태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였다는 설명이다.
S&P글로벌은 6월 24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 선박 78척 중 42%가 오만과 국제해사기구가 관리하는 안전 항로를 이용했다고 집계했다. 이란은 당시 해당 항로를 ‘새 경로’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임시 항로가 실제로 쓰였다는 점은 협의가 선박 운항 현장으로 일부 이어졌다는 의미가 있다. 동시에 항로의 통제권과 안전 보장 방식이 여전히 협상 쟁점으로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협의는 호르무즈 통항 경로 합의가 전면 재개로 이어지지는 않았던 흐름의 후속 전개다. 앞선 논의가 경로 지도와 공동성명 문안 조율에 머물렀다면, 이번에는 임시 항행 회랑과 지뢰 제거 공동사업이 함께 거론됐다는 점에서 절차가 한 단계 구체화됐다.
크립토 시장과의 연결점은 아직 간접적이다. 유가와 지정학 위험이 흔들리면 BTC 등 위험자산 심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현재 확인된 절차는 이란과 오만의 기술협상이 계속된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