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가 27일 장중 배럴당 86달러대와 89달러대를 오가며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 협상 보도와 중동 공급 차질 우려가 같은 날 가격에 번갈아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포천(Fortune)은 27일 오후 8시 15분 한국시간 기준 브렌트유가 배럴당 89.68달러(약 12만4200원)였다고 전했다. 이는 전일 아침 87.41달러(약 12만1100원)보다 2.27달러, 1년 전 67.80달러(약 9만3900원)보다 21.90달러 높은 수준이다.
같은 날 다른 시각의 가격은 이보다 낮았다. 로이터(Reuters)는 오후 3시 45분 한국시간 기준 브렌트유가 배럴당 86.77달러(약 12만200원),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81.10달러(약 11만2300원)였다고 보도했다.
전날 장 마감 기준으로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87.84달러(약 12만1700원), WTI가 82.23달러(약 11만3900원)였다. 장중 두 유종은 8월 10일 이후 최저 수준까지 밀렸고, 미국 원유 재고 증가폭이 예상보다 작게 나오면서 낙폭 일부를 줄였다.
이번 가격 움직임의 핵심은 수요보다 공급 경로였다.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 문제를 두고 협상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공급 차질 완화 기대가 가격에 반영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지역 원유가 국제 시장으로 나가는 핵심 해상 통로다. 통행이 막히거나 제한되면 원유 선적 일정과 보험료, 운송비가 함께 흔들리고, 이는 선물가격의 위험 프리미엄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본지는 앞서 호르무즈 통항 감소와 사우디 선적 재개 움직임을 전한 바 있다. 당시에도 해협 통행량 변화와 우회 선적 여부가 에너지 시장의 주요 변수로 거론됐다.
팀 워터러(Tim Waterer) KCM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호르무즈가 더 완전히 재개되면 원유가 추가로 내려갈 수 있지만, 시장이 하룻밤 사이 분쟁 전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간다고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협상 기대가 가격을 낮출 수는 있지만 공급 위험 프리미엄이 곧바로 사라지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프리얀카 사치데바(Priyanka Sachdeva) 필립노바 시장 인사이트 책임자는 이란 핵 프로그램과 해협 통제 문제가 빠르게 풀리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지리적 위치가 갖는 지렛대를 이해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이어질 위험을 언급했다.
브렌트유와 WTI는 모두 원유 가격을 보는 대표 기준 유종이지만, 가격 수준과 움직임은 다를 수 있다. 브렌트유는 국제 거래에서 널리 쓰이는 기준이고, WTI는 미국 원유 시장을 대표하는 지표로 쓰인다.
한국 독자에게 중요한 지점은 국제유가가 정유사 원가와 수입물가를 거쳐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5월 자료에서 원유 비용이 휘발유 소매가격의 대략 절반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27일의 숫자 하나를 공식 현재가처럼 볼 수는 없다. 포천의 89.68달러와 로이터가 전한 86.77달러, 전날 종가 87.84달러는 서로 다른 기준 시각의 가격이다.
국제유가를 볼 때는 브렌트유인지 WTI인지, 종가인지 장중 스냅샷인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27일 가격도 호르무즈 협상 보도와 공급 차질 우려가 이어지는 동안 기준 시각에 따라 다르게 기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