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2분기 연율 1.5% 성장에 그치면서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의 경제 메시지가 부담을 안게 됐다. 성장률 둔화와 물가 고착이 동시에 확인되며 감세와 관세, 물가 대응을 둘러싼 당내 노선 차이가 더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2차 추정치는 연율 1.5% 증가했다. 1분기 성장률 2.1%보다 낮고, 앞서 발표된 1차 추정치와 같은 수준이다.
소비와 수출, 투자는 늘었지만 정부 지출 감소와 수입 증가가 성장률을 눌렀다. 실질 민간내수 최종판매는 4.2%로 상향됐다. 헤드라인 성장률은 낮아졌지만 민간 수요가 급격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흐름이다.
물가 부담도 남아 있다. BEA가 27일(한국시간) 공개한 7월 개인소득·소비지출 자료에서 개인소득은 0.4%, 개인소비지출(PCE)은 0.2% 늘었다. 실질 PCE는 0.1% 미만 증가에 그쳤다.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7% 올랐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3% 상승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중시하는 물가 지표가 목표치와 거리를 유지한 셈이다.
이 조합은 경기 침체 단정과는 거리가 있다. 성장률은 둔화했지만 소비와 민간내수는 버텼고,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크립토 시장에는 직접 정책 변수보다 금리 경로와 달러 흐름을 통해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시 변수로 풀이된다.
본지는 앞서 미국 7월 물가와 2분기 성장률 지표가 위험자산 시장의 주요 확인 변수로 꼽힌다고 전했다. 또 미국 성장률 1.5% 유지와 7월 PCE 물가 상승을 함께 보도한 바 있다.
정치권의 부담은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났다. AP-NORC 조사에서 공화당 응답자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운영을 지지한 비율은 약 10명 중 6명으로 집계됐다. 2월 약 10명 중 8명에서 낮아진 수치다.
전체 미국 성인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영 지지율은 약 3분의 1에 그쳤다. AP는 공화당 내에서도 경제 관련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정리했다. 경제 지표가 선거 메시지의 방어 논리로만 쓰이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퓨리서치센터는 7월 6~12일 미국 성인 3554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60%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경제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봤다고 밝혔다. 공화당 또는 공화당 성향 응답자 중 같은 답변은 1월 18%에서 7월 28%로 늘었다. 경제 상황을 좋거나 매우 좋다고 본 공화당 성향 응답자 비율도 1월 49%에서 7월 41%로 낮아졌다.
쟁점은 새 경기부양책보다 경제 노선에 가깝다. 상원 공화당은 ‘No Tax on Tips’, ‘No Tax on Overtime’, 고령층 6000달러 추가 공제 등을 내세우고 있다. 제이슨 스미스(Jason Smith) 하원 세입위원장은 26일 성명에서 ‘Working Families Tax Cuts’를 거론하며 기업 투자와 제조업 회복을 강조했다.
이는 현금성 부양 패키지라기보다 감세 정책 홍보에 가깝다. 공화당 지도부는 세 부담 완화와 제조업 투자 확대를 경제 성과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감세와 지출, 관세 정책을 어떻게 함께 설명할지가 선거 전략의 부담으로 남았다.
관세는 당내 균열의 또 다른 축이다. AP는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체계 일부를 무효화한 뒤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새 10% 글로벌 수입세를 추진하고 15%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고 전했다. 자유무역 노선을 중시해 온 공화당 의원들과 ‘America First’ 보호무역 노선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갈라졌다는 설명이다.
미치 매코널(Mitch McConnell) 공화당 상원의원은 AP 보도에서 광범위한 무역전쟁이 주택 가격을 올리고 켄터키주의 주요 산업을 흔든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반면 공화당 지도부는 감세와 제조업 투자 메시지를 앞세우며 경제 성과를 방어하고 있다. 성장 둔화와 물가 부담이 함께 놓이면서 같은 경제 지표를 두고도 해석이 갈리는 구도다.
로이터는 7월 PCE와 2분기 GDP 발표 뒤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를 웃도는 상태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시장의 관심은 성장률 둔화 자체보다 물가 고착과 기준금리 경로에 더 가까웠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에 미칠 직접 영향은 향후 금리와 달러 흐름을 통해 판단될 사안이다.
BEA는 2분기 GDP 3차 추정치와 8월 개인소득·소비지출 자료를 9월 30일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