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가 장기금리 상승 압력을 낮추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채권시장 분석이 나왔다. 국채를 되사는 조치가 부채 총량을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만기 구조를 바꾸는 조치에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테크플로(TechFlow)는 한국시간 28일 오전 7시32분쯤 나탈리아 로예브스키(Natalia Lojevsky) CIFC자산관리 매니징디렉터의 발언을 전했다. 로예브스키 매니징디렉터는 “미국 재무부가 국채를 되사고, 더 짧은 만기의 국채 발행으로 바이백 자금을 조달한다”며 “이는 디레버리징이 아니라 만기 교체”라고 말했다.
그는 재무부가 공급 문제를 유동성 문제처럼 다루고 있다고 봤다. 이미 발행된 장기채를 사들이더라도 그 자금을 다른 만기의 국채 발행으로 마련하면 전체 부채 부담은 그대로 남는다는 취지다.
미국 재무부는 8월 19일 발표문에서 10~20년물과 20~30년물 명목 국채에 대한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기존 회당 최대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였던 한도는 40억 달러(약 5조5000억원) 이상으로 커진다.
확대 적용 기간은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다. 재무부는 향후 바이백 규모에 관한 추가 정보를 11월 4일 분기 차환 발표에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백은 정부가 시장에 풀린 기존 국채를 다시 사들여 특정 만기 구간의 거래 유동성을 보강하는 제도다. 통상 거래가 줄어든 국채의 호가 공백을 줄이고 시장 기능을 보완하는 데 쓰인다.
다만 바이백이 곧바로 부채 축소를 뜻하지는 않는다. 재무부가 되산 국채만큼 다른 만기의 국채를 새로 발행하면 장기물을 줄이고 단기물 비중을 늘리는 효과는 생기지만, 재정 적자와 국채 공급 부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논쟁의 핵심도 이 지점에 있다. 재무부의 공식 설명은 부채 비용 억제가 아니라 시장 기능 개선에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바이백 확대를 장기금리 안정책으로만 읽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기물 시장의 압력은 수요 측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로예브스키 매니징디렉터는 장기 구간에서 제한된 듀레이션 매수세를 두고 미국 재무부와 인공지능(AI) 설비투자 사이클이 동시에 자금을 끌어가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여기에 가격에 덜 민감한 최대 매수자였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부재도 부담으로 거론했다. 일본, 중국, 걸프 국가 등 비교적 안정적인 중앙은행 매수자의 참여 축소도 장기물 수급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듀레이션은 금리 변화에 대한 채권 가격의 민감도를 뜻한다.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이 커지기 때문에, 장기 국채 매수자는 금리 경로와 공급 부담을 더 민감하게 본다.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인다. 장기 국채를 받아줄 투자자가 충분하지 않으면 재무부의 매입 확대가 있더라도 수익률 곡선 장기 구간의 압력은 남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기 유동성 보강과 구조적 수급 문제를 구분해 봐야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본지는 앞서 장기채 수급 부담이 커질수록 시장은 매입 규모와 만기별 유동성 변화를 함께 본다고 전했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미국 장기금리는 가상자산 시장 바깥의 주요 변수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은 미국 금리, 달러 유동성, 위험자산 선호 변화와 함께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번 바이백 확대가 BTC나 ETH 가격에 미치는 직접 영향은 별도 수치로 제시되지 않았다. 현재 확인된 일정은 9월 9일 시행과 11월 4일 분기 차환 발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