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투인터랙티브(TTWO)가 발표한 2025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은 매출과 순예약(net bookings) 측면에서는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순손실 규모와 향후 전망은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 인기 게임 'GTA' 시리즈로 잘 알려진 이 게임 회사는 최근 신작인 'GTA 6' 출시를 2026년 5월로 연기하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2주 만에 실적을 공개하면서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실적 발표에 따르면 테이크투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15억 8,000만 달러(약 2조 2,800억 원)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시장조사기관 비저블 알파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상회했다. 순예약은 17% 증가한 15억 8,000만 달러로, 이 역시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하지만 실적 외적인 불안 요소들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테이크투는 2026 회계연도 전체 매출을 59억 5,000만~60억 5,000만 달러(약 8조 5,600억~8조 7,100억 원)로 전망하면서, 4억 3,900만~4억 9,900만 달러(약 6,300억~7,200억 원)의 순손실을 예상했다. 반면 월가는 매출 77억 2,000만 달러(약 11조 1,200억 원), 순익 1억 6,500만 달러(약 2,400억 원)를 기대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실망감이 컸고,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약 3% 하락했다.
가장 큰 악재는 35억 5,000만 달러(약 5조 1,100억 원)에 달하는 *영업권 손상처리*다. 이에 따라 총 순손실은 37억 3,000만 달러(약 5조 3,700억 원)로 확대됐고, 이는 작년 동기 29억 달러(약 4조 1,800억 원) 손실보다 악화된 수치다.
스트라우스 젤닉 최고경영자(CEO)는 “GTA 6를 포함한 차기작 라인업이 우리 비즈니스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것이며, 향후 수익성 개선에 있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5월 공개된 'GTA 6' 트레일러는 시장에 희망을 불어넣으며 주가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린 바 있다.
하지만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기대심리를 선반영해 급등했던 주가는 실적 발표 후 현실적인 벽에 부딪힌 모양새다. 올해 들어 테이크투 주가는 26% 상승했지만, 이번 분기 실적과 가이던스 공개는 상승세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
게임 업계의 대표 주자인 테이크투가 'GTA 6'라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 요소다. 그러나 정작 주주들이 원하는 건 구체적인 매출 일정과 확실한 수익 모델이다. 현재로선 기대 대비 현실의 간극을 어떻게 줄여나갈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