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연인의 성장통을 잔잔하지만 생생하게 그려낸 협동 어드벤처 게임 ‘아웃 오브 워즈(Out of Words)’가 2026년 출시를 목표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 게임은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스톱모션 그래픽과 시적인 이야기, 협동 기반 퍼즐 메커니즘이 어우러져 다른 어떤 게임과도 차별화된 감성적 체험을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아웃 오브 워즈'는 플레이어가 커트(Kurt)와 칼라(Karla)라는 두 캐릭터 중 하나를 맡아 친구 또는 연인과 함께 아름답지만 낯선 세계를 탐험하는 플랫포머 형식의 어드벤처 게임이다. 이야기는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감정을 고백하려는 순간, 입을 잃어버리면서 시작된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잃어버린 목소리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함께 떠나게 된다.
이 게임의 연출 및 기획은 덴마크의 스튜디오 콩 오렌지(Kong Orange) 소속 요한 외팅거(Johan Oettinger) 감독이 맡았다. 그는 10년 전, 손으로 직접 만든 인형과 풍경을 스톱모션 기법으로 게임 속에 구현한다는 아이디어에 착안해 개발을 시작했다. 문학적 감수성을 불어넣기 위해 덴마크 시인 모르텐 쇤데르가르(Morten Søndergaard)도 제작에 참여해 게임 내에 삽입된 시를 집필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각각의 배경과 캐릭터, 오브젝트가 *실제 현실에서 조형물을 만들어 촬영한 후 디지털화*된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잔디는 채색한 종이를 오려 붙인 듯한 질감이고, 물은 젤라틴으로 표현됐다. 모든 오브젝트는 언리얼 엔진에 포토그래메트리를 통해 스캔되어 디지털로 삽입되지만, 아날로그 감성은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이로 인해 게임 전체가 마치 한 편의 수작 애니메이션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플레이 방식은 온라인은 물론 소파 코옵을 통한 오프라인 협동도 지원되며, 플랫폼은 PC(에픽게임즈 스토어), 플레이스테이션 5, 엑스박스 시리즈 X/S로 예정돼 있다. 하이라이트는 '중력 전도' 기믹으로, 두 플레이어가 번갈아가며 중력을 무시한 상태로 천장을 걸을 수 있어 퍼즐 해결과 협동 플레이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이 과정에서 '문 베이비(Baby Moon)'라는 조력자 캐릭터가 중요한 역할을 맡아 양쪽 캐릭터에 중력을 이전하거나 해제해 줄 수 있다.
개발진은 협동 플레이 그 자체가 이야기의 주제와 일치하도록 설계했으며, 갈등과 화해, 협력의 과정을 게임 속 사건 하나하나에 세밀하게 녹여냈다. 게임 초반부에는 두 주인공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시점에서 시작하지만, 탐험을 거듭하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와 감정을 회복해간다. 이 여정의 클라이맥스는 무너져가는 도시를 구하고, 관계의 전환점을 맞이한다는 서사로 이어지며, 단순한 게임 그 이상을 경험하게 한다.
이러한 독창성과 예술성에 주목한 에픽게임즈는 먼저 'Day of the Devs' 쇼케이스를 통해 '아웃 오브 워즈'를 접한 후 프로젝트를 전폭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에픽은 개발비 전액을 투자하고, 크리에이티브 전반에 대해 개발진에게 자유를 보장했다.
요한 외팅거 감독은 “내가 어릴 적 열광했던 세 가지는 인형극,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그리고 게임이었다”며 “이 세 가지를 결합한 프로젝트가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해 준 에픽게임즈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게임은 단순한 협동 게임이 아니라, 친구나 가족과 함께 따뜻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며 감정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 플레이 자체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이 게임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말이 아닌 감정으로 이어지는 관계의 소중함’이다. ‘말을 잃은’ 두 주인공이 오히려 더 깊이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통해, '아웃 오브 워즈'는 조용하지만 강렬한 울림을 남기는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