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올해 2분기 일제히 실적 부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인기 게임의 매출 감소와 더불어 신작 개발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업계 전반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크래프톤은 2025년 2분기 영업이익이 2,4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9%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4%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무려 95.4% 축소됐다. 대표 타이틀인 ‘배틀그라운드’ 시리즈가 꾸준한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인건비를 비롯한 전체 영업비용이 11%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신작 게임 ‘인조이’는 출시 초기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이후 수익 확대에 실패하며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일본 도쿄 증시에 상장돼 있는 넥슨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분기 영업이익은 3,646억 원(환율 기준 377억 엔)으로 17% 감소했고, 매출은 3%, 당기순이익은 58% 줄었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같은 장수 게임들이 여전히 견조한 성과를 내며 자체 실적 목표를 웃돌긴 했지만,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출시 1년이 지나 매출이 자연 감소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넷마블 역시 2분기 영업이익이 1,011억 원으로 전년보다 9.1% 줄었고, 매출과 순이익도 각각 8.2%, 1.3% 감소했다. ‘RF 온라인 넥스트’와 ‘세븐나이츠 리버스’ 등 신작 게임이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으나, 지난해 상반기 국내외에서 흥행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매출 감소 충격을 완전히 상쇄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반면 지난 몇 분기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엔씨소프트는 이번 분기를 기점으로 반등의 움직임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0.5% 증가한 151억 원을 기록했고, 매출도 소폭 증가해 3,824억 원에 달했다. 다만 순이익은 360억 원 적자로 돌아서며 아직 흑자 전환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4분기 신작 ‘아이온2’를 포함해 내년까지 총 7종의 신작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분기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손실 86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매출은 24.2% 줄었으며 순손실은 336억 원으로 나타났다. 하반기부터 ‘가디스오더’ 등 신작 출시를 통해 수익성 회복에 나서려는 구상이지만, 뚜렷한 반전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업계 전반의 실적 부진은 신작 출시 간격이 길어진 구조적인 문제에다, 개발 인력 확보와 마케팅 확대 등으로 인한 비용 급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하반기 각사마다 신규 타이틀을 선보일 예정이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게임 트렌드의 빠른 변화를 고려하면 실적 개선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