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가 차기 대형 기대작 ‘붉은 사막’의 출시를 다시 한 차례 늦추고,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요 증권사들이 평가를 조정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개발 지연과 저조한 마케팅 성과 등을 이유로 펄어비스의 목표주가를 28% 하향 조정했다.
대신증권은 8월 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펄어비스가 공개한 올해 2분기 실적이 매출·수익 모두 콘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고 밝혔다. 이번 분기 영업손실은 11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고, 매출은 796억 원으로 2.7% 줄었다. 순손실도 227억 원으로 전년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여기에 더해 게임업계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는 ‘붉은 사막’의 출시 일정이 기존 2025년 4분기에서 2026년 1분기로 다시 연기된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콘솔 인증, 음성 녹음, 파트너사 협업 등 외부 변수로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런 설명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대신증권 측은 특히 마케팅 성과에 대한 신뢰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2024년부터 본격적인 소비자 대상(B2C) 마케팅이 시작됐지만, 세계 최대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Steam)을 통해 공개된 각종 지표들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팀 지표는 이용자 평가, 찜목록 등록 수, 관심도 등의 수치로 구성되며, 게임 출시 전 흥행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이러한 흐름으로 대신증권은 펄어비스의 주가가 마케팅 일정이나 출시 시점에 따라 단기적 등락은 있을 수 있으나, 전반적인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3만8천 원으로 기존 대비 28% 하향 조정했다.
이처럼 개발 일정 지연과 실적 부진, 마케팅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펄어비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한층 낮아진 상황이다. 다만 차기작이 실제 출시되어 이용자 반응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까지는 주가에 대한 판단도 유보적인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게임 업계에서는 ‘붉은 사막’의 완성도와 최초 성과가 향후 기업 가치 회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