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이 곧 자산이 되는 웹3 생태계에서 인포파이(InfoFi) 모델이 새로운 보상 구조로 주목받고 있다.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정보 기반 금융 구조인 인포파이가 사용자 활동을 정량화하고 이를 토큰 보상과 연결하면서 참여형 경제의 가능성을 구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콘텐츠 집중화와 품질 저하 등의 부작용도 함께 지적되며, 구조적 설계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가다.
타이거리서치는 이 모델이 암호화폐가 지닌 ‘관심 유도형 시장 구조’에 응답하여 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유동성과 가치는 프로젝트에 대한 시장의 집중도와 관심도에 따라 형성되며, 사용자 관심 자체가 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인포파이는 이러한 관심을 책정 가능한 수치로 환산해, 콘텐츠 생성자에게 직접적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를 취한다. 타이거리서치는 이를 정보 생산 활동의 경제적 재정의라고 평가했다.
카이토(Kaito)의 인포파이 네트워크 사례는 이러한 원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실험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 하나다. 사용자의 콘텐츠 활동은 AI 알고리즘을 통해 점수화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콘텐츠의 가치는 더 높게 매겨진다. 이 점수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토큰이 지급되며, 자본은 해당 콘텐츠가 일으킨 관심을 투자 판단의 지표로 삼는다. 이를 통해 형성된 시스템은 참여와 보상이 끊임없이 순환되는 구조다.
이러한 구조는 크게 세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그간 정성 평가에 머물렀던 사용자 기여도를 정량화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둘째, 관심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데이터화하여 경제적 전환을 가능케 한다. 세 번째로는 콘텐츠 생산의 문턱을 낮춰 참여자 다양성 증대라는 기회를 확장한다.
하지만 인포파이 모델이 가져온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관심이 보상의 유일한 판단 기준이 됨에 따라, 자극적이고 반복적인 콘텐츠가 난무하고 콘텐츠 품질이 하락하는 ‘AI 슬롭 콘텐츠’ 확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라우드(Loud) 프로젝트는 이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일정 기간 상위 사용자에게만 보상을 지급한 결과 경쟁 과열과 콘텐츠 피로도가 가중됐으며, 결국 커뮤니티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평가다.
또 다른 문제는 콘텐츠와 보상의 집중화다. 실제로 카이토의 마인드쉐어 자료에 따르면, 한때 라우드 관련 콘텐츠가 크립토 SNS 내 70% 이상을 점유한 바 있다. 이는 특정 프로젝트의 마케팅 자본이 정보 유통을 지배하는 현상으로 이어지며, 크립토 생태계의 다양성과 건강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핵심은 콘텐츠를 어떻게 평가하고,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보상을 분배하느냐에 달렸다. 타이거리서치는 현재 다수의 플랫폼이 조회수, 댓글, ‘좋아요’와 같은 단순 지표에 의존하고 있어 콘텐츠 품질에 대한 세밀한 판단이 어렵다고 지적하며, 커뮤니티 기반의 알고리즘 조정 방식 도입과 AI 기반 정량적 분석 기술의 적용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플랫폼 차원에서 콘텐츠의 집중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보상 구조를 균형 있게 조정하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예를 들어 동일 주제에 지나치게 콘텐츠가 몰릴 경우 이에 대한 보상을 일시적으로 줄이고, 소외 주제에는 가중 보상을 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구조적 보완을 통해 인포파이 모델은 정보의 다양성과 건강한 생태계 유지라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추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인포파이는 디지털 정보 경제 시대에 관심을 경제적 자산으로 정립하려는 실험으로 평가된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에 사용자 중심의 보상 구조를 도입하려는 시도로서 분명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초기에 드러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보다 정교한 참여 설계와 평가 기준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 타이거리서치는 관심이 진정한 경제 자산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단순 수치가 아닌, 정보의 질과 기여자의 신뢰까지 담아낼 수 있는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