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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포스트 칼럼] 지정학이 흔드는 달러…비트코인은 '대안'이 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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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페트로달러 체제 균열…걸프 자본 이탈 조짐에 암호화폐 시장도 요동

 [토큰포스트 칼럼] 지정학이 흔드는 달러…비트코인은 '대안'이 될 수 있나

중동 전쟁의 포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는 전혀 다른 종류의 충격파가 번지고 있다. 50년 넘게 세계 경제를 지탱해온 달러 중심 질서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흔들리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이번 균열은 단순한 환율 변동이나 인플레이션 문제가 아니라, 달러 패권의 구조적 토대가 흔들리는 신호"라고 분석한다.

베네수엘라·러시아 제재, "새로운 룰"을 만들다

이 균열의 시작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런던 영란은행(Bank of England) 금고에 보관 중이던 자국 금 31톤(약 20억 달러 상당)의 반환을 요청했다. 영란은행은 이를 거부했다. 영국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대신 후안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합법 정부로 인정한다는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당시 국제사회의 반응은 냉담했다. "독재자가 받아 마땅한 결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이후 더 큰 충격의 전조였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해외 보유 국채와 외환보유고 약 3000억 달러를 하룻밤 사이에 동결했다. 서방의 명분은 충분했다. 그러나 이 조치가 남긴 선례는 달랐다. 서방 금융기관에 예치된 주권 자산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언제든 동결될 수 있다는 사실이 전 세계 중앙은행과 국부펀드에 각인됐다.

영국 런던 소재 싱크탱크 채텀하우스(Chatham House)의 한 연구원은 "러시아 자산 동결 이후 많은 국가들이 달러 자산 의존도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단순한 탈달러화 논의가 아니라 실질적인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50년 '페트로달러' 체제, 흔들리나

글로벌 달러 시스템의 핵심 엔진은 '페트로달러(Petrodollar)' 순환 구조였다. 걸프 산유국들이 석유를 달러로 팔고, 그 달러를 미국 국채에 재투자하는 구조다. 미국은 이를 통해 낮은 금리로 막대한 부채를 굴릴 수 있었고, 걸프 국가들은 미국의 군사 안보 보장을 받았다.

바레인·카타르·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주둔한 미군 기지는 이 거래의 '물리적 담보'였다. 50년간 이 구조는 흔들림 없이 작동했다.

그러나 최근 중동 정세는 이 방정식을 뒤집고 있다. 이란과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미군 기지를 보유한 걸프 국가들이 오히려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 미국의 군사적 존재가 '방패'에서 '과녁'으로 변한 셈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걸프 국가들의 공개 발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관계자들은 공개 석상에서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 약속을 재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시장은 공식 선언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자본은 이미 조용히 빠져나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국채 시장, 이자만 연 1조 달러

달러 패권 균열의 충격은 미국 국채 시장에서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2025 회계연도에만 9조2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가 만기를 맞아 재발행됐다. 전체 연방 부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간 이자 지급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재무부는 시장 경색을 막기 위해 자국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이례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페트로달러 순환이 약해질 경우 파급 효과는 구조적이다. 걸프 국가들이 국채 매입을 줄이거나 기존 보유분을 매각하면, 다른 매수자들은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된다. 이자 부담 증가 → 재정 적자 확대 → 국채 발행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다.

국제금융협회(IIF) 데이터에 따르면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달러 보유 비중은 2015년 66%에서 2024년 58%대로 낮아졌다. 느리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금·원자재로 향하는 자본…'담보 기반 질서'로의 전환

글로벌 금융 질서의 근본적 변화를 읽어내는 시각도 있다. 세계 경제가 '통화(currency) 기반 질서'에서 '담보(collateral) 기반 질서'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십 년간 '최후의 안전자산'으로 군림하던 미국 국채의 위상이 흔들리고, 실물 원자재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값은 지난해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나 금리 기대의 반영으로 보지 않는다. 예측 불가능해진 강대국 정치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수요가 실물 자산으로 향하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공교롭게도 걸프 산유국들은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원자재를 보유한 국가들이다. 그리고 미국이 더 이상 그 자산을 확실히 지켜줄 수 없게 된 국가들이기도 하다.

블랙록도 흔들…월가 민간 신용 시장에 균열

달러 패권 균열의 여파는 월가 민간 신용 시장에서도 감지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은 최근 260억 달러 규모의 사모 신용 펀드에서 출금을 제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블랙록 주가는 하루 만에 4% 하락했다. 블랙록은 불과 석 달 전 정상 평가됐던 대출 채권을 손실 처리(상각)했는데, 이번이 두 번째다.

또 다른 헤지펀드 블루 아울(Blue Owl)도 2025년 내내 환매 요청이 두 배로 급증하자, 지난 2월 리테일 사모 신용 펀드의 환매를 전면 제한했다. 글로벌 투자회사 포인트72 출신의 루브릭 캐피탈(Rubric Capital)은 출자자(LP)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사모 신용 시장이 "사기적 버블"이며 "엔론식 회계"로 부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정치적 안정과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전제로 민간 시장에 유입됐던 자본이 탈출 시도를 시작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 '디지털 금'인가 '위험 자산'인가

달러 패권 균열이라는 거시적 흐름 속에서 암호화폐 시장은 복잡한 셈법에 놓여 있다.

표면적으로 비트코인은 이 상황의 최대 수혜 자산처럼 보인다. 비트코인은 애초에 "정부가 자산을 동결하고 금융 시스템이 무기화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어떤 정부도 압수하거나 동결할 수 없는 '검열 저항성(censorship resistance)'이 핵심 설계 원칙이다. 러시아 자산 동결 사태 이후 기관투자자와 일부 국가 차원에서 비트코인의 이 특성이 재조명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지정학 불안이 극도로 고조될 때, 투자자들은 먼저 '위험 자산'을 일괄 매도한다.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은 전통적으로 이 매도 흐름의 첫 번째 대상이 돼왔다. 달러 신뢰가 장기적으로 흔들릴수록 비트코인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지만, 그 과정에서의 단기 충격은 극심한 변동성으로 나타난다.

걸프 자본의 행방도 주목된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수년 전부터 암호화폐·블록체인 인프라에 국가 전략 투자를 이어왔다. 아부다비와 두바이는 글로벌 암호화폐 허브를 공식 목표로 내걸고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 대형 거래소와 Web3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자산에서 이탈한 걸프 자본 일부가 디지털 자산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흥미로운 역설도 있다. 달러 불신이 커질수록 오히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USDT·USDC) 수요가 동반 상승하는 현상이다. 자국 통화가 불안정하거나 제재 위험에 노출된 국가들이 기존 은행 시스템을 우회해 달러에 접근하는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2025년 중반 기준 스테이블코인 총 공급량은 2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AI 투자 6000억 달러의 전제 조건

빅테크 기업들은 2026년 한 해에만 AI 인프라 투자로 6000억 달러를 공약했다. 엔비디아 GPU 확보, 데이터센터 구축, 클라우드 확장이 핵심이다. 그러나 이 규모의 투자가 작동하려면 전제 조건이 있다. 싼 달러, 안정적인 장기 금리, 신뢰할 수 있는 국채 매수세—즉 달러 시스템의 정상 작동이다.

2025년 1월 이후 신흥 시장 지수는 S&P500을 큰 폭으로 앞서고 있다. AI 투자 사이클과 자본 이탈 사이클이 정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셈이다. 이 두 흐름이 충돌할 경우 어디서 균열이 생길지, 시장은 주시하고 있다.

"달러 패권 붕괴 아닌 구조 변화…변곡점 주목해야"

전문가들은 달러 패권의 즉각적 붕괴를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본다. 달러는 여전히 전 세계 외환보유고의 약 58%, 국제 무역 결제의 약 80%를 차지한다. 대안 통화나 자산이 달러의 유동성과 제도적 신뢰를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변화의 방향은 뚜렷하다. 달러 시스템을 50년 넘게 지탱해온 신뢰의 토대—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믿음, 달러 자산의 안전성, 미군 보호막의 실효성—가 동시에 흔들리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달러 패권이 내일 당장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 균열이 비트코인·금·원자재·스테이블코인 등 어떤 자산으로 흘러가느냐에 따라 향후 10년 글로벌 자산 시장의 지형이 달라질 수 있다. 그 변곡점이 지금 만들어지고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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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1mini

2026.03.10 09:40:14

ㄱ ㅅ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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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아리가또

2026.03.10 00:40:16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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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이

2026.03.09 16:55:59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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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2026.03.09 15:40:44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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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대장

2026.03.09 12:43:27

달러는 종말이고 비트가 유일한 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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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회로풀가동

2026.03.09 12:41:59

비트가 결국 디지털 금으로 인정받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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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절은지능순11

2026.03.09 12:40:52

뉴스에 서사 붙기 시작하면 털고 나갈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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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하고싶다

2026.03.09 12:39:02

달러 망가지면 내 본전까지 반등 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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