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계정으로 거액의 암호화폐가 흘러들어 간 정황, 그리고 거래소가 관련 내부 조사를 중단했다는 WSJ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게 바이낸스의 주장이다.
WSJ “중국발 17억달러, 이란 연계 계정으로”…바이낸스 “왜곡 보도”
이번 분쟁은 WSJ가 2월 보도한 연속 기사에서 시작됐다. 기사에 따르면 바이낸스 내부 조사팀은 중국 소재 주체들이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결된 계정으로 총 17억달러(약 2조5077억원·환율 1달러=1474.80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이체한 흔적을 확인했다. 이후 바이낸스가 조사 인력을 해고했고, 해당 조사도 추가 조치 없이 사실상 ‘셧다운’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WSJ는 이 보도 내용이 미국 법무부(DoJ)의 관심으로 이어져, 현재 관련 사안에 대한 조사 착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이체와 해고 과정에 대해 알고 있는 인물들에게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사 초점이 바이낸스 자체인지, 혹은 자금 이동에 관여한 중국 측 주체인지 등 구체적 대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 법무부·상원의 ‘동시 압박’…문서 제출 요구 확산
규제·수사기관의 움직임은 상원으로도 번졌다. 미국 상원의원들은 지난달 별도의 조사를 개시하며 바이낸스 측에 광범위한 문서 제출을 요구했다. 문제 계정 관련 정보부터 컴플라이언스(준법) 조사관들이 작성한 내부 보고서까지 자료 전반을 제출하라는 요구다.
바이낸스를 둘러싼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배경에는 과거 제재 위반 전력이 자리한다. 바이낸스는 2023년 자금세탁방지(AML)와 제재 준수 체계가 미흡했다는 이유로 43억달러(약 6조3404억원) 벌금을 부과받았고, 당시 CEO였던 자오창펑(Changpeng Zhao)은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다. 합의 조건에는 거래소의 준법 시스템을 점검·감시할 ‘컴플라이언스 모니터’ 도입도 포함됐다.
바이낸스 “진실보다 클릭”…WSJ “기준 무너뜨려선 안 돼”
바이낸스는 WSJ 보도가 나간 직후부터 “사실관계가 틀렸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번 소장에서 바이낸스는 WSJ의 보도를 “거짓이며, 명예훼손적이고, 무모한(reckless) 내용”이라고 규정하며, 그 결과가 미국 당국의 대응으로 ‘전이(metastasized)’돼 회사 평판에 지속적인 손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낸스는 ▲조사 때문에 준법 인력을 해고했다는 주장 ▲추가 조치 없이 조사를 종료했다는 주장 ▲법 집행기관의 요청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주장 ▲고객을 허위 정보로 등록하도록 방치했다는 주장 등을 소장에서 부인했다. 또한 WSJ가 초기 질의에 대한 바이낸스의 답변을 기사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고, 뉴욕타임스(NYT)보다 먼저 ‘특종’을 내기 위해 서둘러 보도했다고 문제 삼았다.
바이낸스는 “WSJ가 경쟁 매체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진실과 무관하게 마감 시간을 앞당기고, 충분한 답변 없이 보도를 강행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진실보다 수익을 우선한 선정적 서사’였다고 비판했다.
상원 “과거 범죄 반복”…이란 자금세탁·러시아 원유 판매 지원 의혹
상원 조사에 참여한 민주당 리처드 블루먼솔(Richard Blumenthal) 상원의원은 WSJ 보도 내용을 근거로 바이낸스가 ‘상습 위반자(repeat offender)’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이낸스가 이란 관련 자금세탁을 막기 위한 경고와 권고를 무시한 것으로 보이며, 이란으로 17억달러의 자금 이전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거래들이 이란 연계 테러 조직과 불법 러시아 원유 판매를 떠받치는 데 도움이 됐을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번 소송에서 바이낸스는 평판 훼손에 대한 손해배상과 변호사 비용, 배심원 재판을 요구했다. 다만 법무부 조사와 상원 차원의 압박이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에서, 소송전이 단순한 ‘언론-기업’ 분쟁을 넘어 바이낸스의 준법 체계 신뢰를 다시 시험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시장 해석
- 바이낸스가 WSJ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면서, ‘언론 보도 리스크’가 곧바로 ‘규제·수사 리스크’로 전이되는 구조가 재확인됨
- DoJ(법무부)·미 상원까지 동시 압박이 전개돼, 이슈의 핵심이 단순 보도 진위 공방을 넘어 ‘거래소 컴플라이언스 신뢰’ 검증으로 확장
- 2023년 제재·AML 미비로 43억달러 벌금 및 모니터 도입 이력이 있어, 시장은 이번 건을 ‘재발 여부’ 관점에서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
💡 전략 포인트
- 거래소/플랫폼 투자 관점: 수사·의회 조사 국면에서는 ‘문서 제출(디스커버리)·감시인 보고·추가 제재’ 등 후속 이벤트가 변동성 트리거가 될 수 있어 일정/발언 체크가 중요
- 리스크 관리: 특정 거래소 의존도를 낮추고(자산 분산), 출금 가능성·규제 뉴스 급변 시나리오(출금 지연/상장폐지/서비스 제한)에 대비한 운영 플랜을 점검
- 관전 포인트: (1) DoJ 조사 대상이 바이낸스 자체인지/중국 측 주체인지 (2) ‘내부 조사 중단·인력 해고’ 주장에 대한 증거 제출 (3) 컴플라이언스 모니터의 평가 및 권고 내용
📘 용어정리
- 명예훼손: 허위 또는 왜곡된 주장으로 평판에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될 때 제기할 수 있는 민사상 청구
- 컴플라이언스(준법) / AML: 자금세탁방지 및 제재·규정 준수를 위한 내부 통제 체계
- 제재(Sanctions): 특정 국가·조직·개인과의 거래를 금지/제한하는 정부 조치(위반 시 벌금·형사처벌 가능)
- 컴플라이언스 모니터: 당국과의 합의 조건으로, 기업의 준법 체계를 일정 기간 점검·감시하는 외부 독립 감시인
- IRGC(이란 혁명수비대): 미국 등에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는 이란의 군사·안보 조직
- metastasized(전이): 소장에서 사용된 표현으로, 보도 영향이 당국 대응 등으로 ‘확산되어’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
💡 자주 묻는 질문 (FAQ)
Q.
바이낸스가 WSJ를 상대로 소송을 건 핵심 이유는 무엇인가요?
WSJ가 “이란 혁명수비대(IRGC) 연계 계정으로 17억달러 규모 자금이 흘러들었고, 바이낸스가 내부 조사를 사실상 중단(인력 해고 포함)했다”고 보도한 내용이 허위·왜곡됐다는 것이 바이낸스의 핵심 주장입니다. 바이낸스는 이 보도가 회사 평판을 훼손했고, 미국 당국의 대응으로까지 이슈가 확산됐다고 보고 손해배상과 변호사비, 배심원 재판을 요구했습니다.
Q.
이번 이슈에서 미국 법무부(DoJ)와 상원 조사는 왜 중요한가요?
언론 보도 논란을 넘어 실제 ‘규제·수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DoJ는 관련 사실관계를 아는 인물들에게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상원은 문제 계정 정보와 내부 준법 보고서 등 광범위한 문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제재, 운영 제한, 준법 체계 강화 요구 등 실질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Q.
초보 투자자는 이런 뉴스가 나올 때 무엇을 점검해야 하나요?
첫째, 자산을 한 거래소에만 두지 말고 분산 보관(거래소 분산·개인지갑 활용 등)하는지 점검하세요. 둘째, 출금 가능 여부/수수료/지연 공지처럼 ‘운영 리스크 신호’를 확인하세요. 셋째, 이번 사건처럼 제재·자금세탁(AML) 이슈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DoJ·상원 문서 제출 및 후속 발표 일정 같은 이벤트를 체크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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