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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예고된 위기를 외면하는 자, 코뿔소에 밟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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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관세·긴축, 삼중 충격 앞에 선 코인 시장

 [사설] 예고된 위기를 외면하는 자, 코뿔소에 밟힐 것이다

오늘 새벽, 이스라엘 방송 채널12가 긴급 보도를 냈다. 미국이 이란에 15개 요구 사항을 전달하고 1개월간의 휴전을 제안했으며, 이르면 26일 양국 고위급 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유가가 내리고, 비트코인이 올랐다. 그러나 착각은 금물이다. 이란은 "일부 사항은 절대 수용하지 않겠다"고 즉각 못 박았고, 미 국방부는 동시에 정예 82공수사단 수천 명의 중동 파병 준비를 마쳤다. 협상과 증파를 동시에 진행하는 이 모순된 풍경이 전쟁의 현주소다.

지금 세계 경제의 대동맥이 막혀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흐름량은 평소 하루 2,000만 배럴에서 60만 배럴로 97% 급감했다.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110달러 중반까지 치솟았다. 에너지 분석가들은 이번 공급 차질이 1970년대 오일 쇼크 수준의 경제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것은 '중동의 전쟁'이 아니다. 한국의 원유 수입 6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이 전쟁은 한국 경제에 직접 꽂히는 칼이다.

그런데 코인 커뮤니티에선 여전히 "잠깐의 조정"이라는 말이 넘쳐난다. 2022년 루나 폭락 직전에도, 1997년 IMF 외환위기 직전에도 똑같은 말이 있었다. 아무도 몰랐던 것이 아니었다. 아무도 듣지 않았던 것이다.

경제학자 미셸 부커는 이를 '그레이 리노(Gray Rhino)'라 불렀다. 블랙스완처럼 갑자기 나타나는 충격이 아니라, 코뿔소처럼 눈에 보이면서도 우리가 애써 외면하는 위기. 한국인들은 이 코뿔소를 세 번 목격했다. 그리고 세 번 모두 눈을 감았다.

1997년, '대마불사'라는 환상이 있었다. 현대·대우·삼성이 버티고 있으니 경제가 무너지겠냐는 자신감이었다. 단기 외채는 쌓이고, 외환보유고는 바닥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 숫자를 직시하지 않았다. 결국 대우가 쓰러지고, 금리는 30%로 치솟았으며, 수백만 명이 거리로 내몰렸다.

2021년, '이번엔 다르다'는 믿음이 있었다. 미 연준이 금리를 0%로 낮추고 수백조 원을 시장에 풀었다. 그 돈이 코인으로 흘러들었고 비트코인은 8,000만 원을 넘겼다. 투자자들은 자신에게 안목이 있다고 믿었다. 착각이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자 비트코인은 고점 대비 75% 폭락했고, 루나와 FTX가 연달아 무너졌다.

그리고 지금, 코뿔소는 세 마리다.

첫째는 이란 전쟁이다.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습 공습으로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트럼프는 이란 정권이 붕괴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빗나갔다. 시아파 특유의 '순교' 서사가 최고지도자의 죽음을 패배가 아닌 성전으로 바꾸며 이란 내부를 강하게 결속시켰다.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계속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또 다른 전선도 열 수 있다"고 선언했다. 이란은 장기전으로도 버틸 수 있다는 계산 아래 내부 결집을 다지고 있으며, 시간은 트럼프의 편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시장이 인플레이션 충격만 반영하고 있을 뿐, 에너지 비용 급등이 세계 경제 성장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은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둘째는 트럼프 관세다.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1930년대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으며,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은 평균 가구당 연간 2,400달러의 소득 손실과 맞먹는다. 유가 급등과 관세발 인플레이션, 두 개의 엔진이 동시에 돌고 있다.

셋째는 연준의 손발이 묶인 현실이다. 연준의 금리 동결 확률은 92%를 넘어섰고, 트럼프가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한 케빈 워시는 더 매파적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골드만삭스는 차기 금리 인하 시기를 6월에서 9월로 대폭 연기했다. 경기는 나빠지는데 물가는 오른다. 2020년처럼 돈을 풀 수도, 금리를 내릴 수도 없다. 코인 불장을 만들었던 조건 자체가 소멸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앞에서도 "블랙록이 샀다", "ETF가 승인됐다", "이번엔 다르다"는 말이 들린다. 역사는 이에 대한 답을 이미 내놓았다. 마진콜을 받은 블랙록도 팔아야 한다. 1997년 IMF 때 한국 정부도 외환을 팔아야 했다. 시스템이 흔들리면, 구원자도 파는 사람이 될 뿐이다.

지금 투자자 스스로에게 세 가지를 물어야 한다.

내가 코인으로 번 돈이 실력인가, 유동성 덕분인가. 내 투자 논리의 전제—'연준 금리 인하', '기관 매수 지속'—가 지금도 성립하는가. 나는 진짜 구조적 하락장을 경험해봤는가.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세계 경제는 10년을 스태그플레이션에 시달렸다. '조금만 기다리면 반등'이 통하지 않는 위기가 있다.

실천은 지금 당장이다.

레버리지를 줄여라. 이란 전쟁 하나만으로 유가가 60달러에서 120달러까지 뛰었다. 이 변동성 속에서 레버리지는 투자가 아니라 자멸이다. 전체 자산의 20~30%를 현금으로 유지하라. 위기는 현금 있는 자에게만 기회다. 코인 안에서 분산한다고 착각하지 마라. 전쟁이 길어지면 에너지 자산과 금이 오른다. 헤드라인이 아니라 구조를 봐라. '휴전 임박' 소식에 오르고, 이란이 부인하면 내리는 이 반복 자체가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증거다. 진짜 지표는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통행량, WTI 유가 방향, 연준 점도표다.

코뿔소는 블랙스완이 아니다.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 카드는 수년 전부터 공공연히 거론됐다. 미·이스라엘의 공습 가능성도 작년부터 시장에서 논의됐다. 한국 정부가 25조 원 추경을 편성하고 비상경제본부를 가동한 것도이 위기가 '남의 일'이 아님을 방증한다.

역사는 세 번 경고했다. 이번이 네 번째다. 세 번 모두 눈을 감은 사람은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그때 마진콜이 온다. 매수 호가가 없는 시장에서.

1997년에도, 2022년에도 위기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었다. 공통점은 하나다. 눈을 뜨고 있었다.

열린 눈이, 지금 당신이 가진 가장 강력한 투자 도구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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