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온라인 할인 리테일러인 비숍홀딩스(Vipshop Holdings)의 미국 상장 주가가 20일(현지시간) 장전 거래에서 8.5% 하락했다. 주요 실적 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투자 심리를 냉각시킨 것이 원인이다.
비숍은 올해 1분기 매출 262억7,000만 위안(약 5조 7,40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총 주문 수는 1억 6,720만 건, *활성 고객 수*는 약 4,130만 명이었다. 이 세 가지 핵심 지표 모두 시장 조사기관 비저블알파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특히 활성 고객 수 감소는 경쟁 심화와 소비자 수요 둔화를 동시에 시사하며 시장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다만 일부 수치는 기대를 상회했다. 조정 주당순이익(ADS 기준)은 4.43위안(약 0.61달러)으로 예상치를 웃돌았고, 총상품판매액(GMV)도 523억8,000만 위안(약 11조 4,800억 원)으로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에릭 션(Eric Shen)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분기 실적은 당사의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이며, 장기 성장 전략에 따른 전환점이 마련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은 아직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회사가 발표한 2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실망감을 더했다. 비숍은 2분기 매출을 255억~269억 위안(약 5조 5,000억~5조 9,000억 원)으로 전망했으나, 중간값인 262억 위안은 컨센서스인 263억 3,000만 위안에 미치지 못했다.
비숍홀딩스는 연초 이후 상승세를 이어온 끝에 이날 장 개시 전까지 누적 15% 가량 상승해 있던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 분기 실적 발표로 그 상승 모멘텀이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중국 소비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 반등 가능성은 보다 보수적으로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