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이 5월 16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며 본격적인 미 증시 진입에 나섰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인프라 사업을 영위하는 이 회사는 캐나다에 이어 미국 시장에도 이름을 올렸으며, 나스닥 첫 거래는 23.50달러에 시작됐다. 마이크 노보그라츠(Mike Novogratz)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상장이 지연된 과정을 "불공정하고 답답했다"고 표현했다.
상장 당일 갤럭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주식의 토큰화를 위한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발표해 업계 이목을 끌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갤럭시의 주식을 토큰화할 경우 탈중앙화 금융(DeFi)에서의 차입·대출 같은 기능에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 기술의 융합을 꾀하는 시도로, 향후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활용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나스닥 상장은 보다 친암호화폐 성향을 보이는 미국 규제 기조에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미 대선 이후 암호화폐 친화 정책이 기대되며, 미국 시장을 겨냥한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갤럭시 외에도 이미 이스라엘계 소셜 투자 플랫폼 이토로(eToro)가 5월 14일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일본 기업 메타플래닛(Metaplanet), USD코인(USDC) 발행사 서클(Circle),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과 제미니(Gemini)도 미국 상장을 추진하거나 관련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갤럭시는 현재 플랫폼 내 70억 달러(약 10조 2,2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이지만, 2025년 1분기에는 2억 9,500만 달러(약 4,3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 진출과 SEC 협력 등 전략 행보를 통해 향후 성장세 회복과 시장 신뢰 제고를 노리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