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고용지표 악화에 대한 우려로 하락 마감한 가운데, 테슬라(TSLA) 주가는 일론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공개적인 갈등까지 겹치며 14% 넘게 급락했다. 특히 S&P500 지수는 0.6%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8% 떨어지며 장을 마쳤다.
이번 주 시장의 가장 큰 파장은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불거진 갈등이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한 예산 조정안인 이른바 ‘빅, 뷰티풀 법안(Big, Beautiful Bill)’에 대해 공개적인 비판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의 관계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는 테슬라 투자심리에 즉각적인 충격을 줬다. 정치권과의 연계가 중요한 대형 성장주의 대표격인 테슬라에 대해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시장 안팎에서 나온다.
테슬라의 하락에는 유럽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 주요 국가에서 지난달 테슬라 차량 판매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요 둔화 징후로 해석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다.
이 밖에도 개별 기업 이슈가 시장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잭 다니엘 위스키 제조사인 브라운포먼(BF.B)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세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실적 부진을 경고하면서 주가가 거의 18% 급락했다. 반면 할인 소매업체 달러트리(DLTR)는 JP모건의 투자등급 상향 발표에 힘입어 9% 이상 반등하며 S&P500 내 상승률 1위에 올랐다.
빅데이터 분석기업 팔란티어(PLTR)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연방정부 계약 확대에 따른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주가는, 자사 플랫폼이 미국 내 감시 정보 구축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확대되면서 7.8% 떨어졌다. 알렉스 카프 CEO는 CNBC 인터뷰에서 관련 보도를 전면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시장은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정치, 규제, 지정학 등 다양한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하며 혼조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단순한 CEO와 정치인의 충돌을 넘어 성장주의 펀더멘털 이미지 자체에 흠집을 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