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 충돌이 본격화되면서 세계 증시와 원유 시장에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른바 '이벤트 리스크(event risk)'에 노출된 가운데, 뉴욕증시의 상승랠리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시설을 정밀 타격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원유 가격은 일시적으로 급등했고 시장 전반은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올해 들어 이어지던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일순간에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한다. 금융 시장 분석업체 트렌드랩(TrendLabs)의 JC 파레츠는 “현재 시장에서 진짜로 의미 있는 지표는 극히 제한적”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점도표(dot plot) 발표까지 앞두고 있어, 이번 주는 투자자들에게 있어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번 점도표는 미중 무역전쟁 이후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이어서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보다 명확히 읽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비록 금리 동결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연말까지의 인하 가능성과 물가 안정 평가 여부에 따라 시장 분위기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그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측의 사업 확장 소식은 또 다른 관심을 받고 있다. 트럼프 그룹은 최근 ‘트럼프 모바일(Trump Mobile)’이라는 이름으로 이동통신 시장에 진입하며 정치적 브랜드를 경제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업 확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결집과 2024년 재선 전략 모두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한편, 중동지역 갈등이 원유 시장의 변동성을 부추기면서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미국의 휘발유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경우, 연준의 통화 완화 여력도 제한받을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란의 주요 원유수출 루트가 장기 봉쇄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약 14만 4,000원)를 초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결국 이번 주는 지정학적 위험과 통화정책 전망이 시장을 양분하는 복합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객관적인 판단이 절실한 시점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