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강력한 실적 발표와 기술주의 급등에 힘입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7월 10일(현지시간) S&P 500 지수는 0.3% 상승하며 마감 기준 최고치를 새로 썼고, 나스닥 지수 또한 0.1% 소폭 오르며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다우존스 지수도 0.4% 올라 3대 지수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증시 랠리의 핵심 동력은 델타항공(DAL)의 깜짝 실적이었다.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면서 델타는 연간 실적 전망치를 재차 제시했는데, 이에 투자자들은 항공사 전반에 대한 기대심리를 키웠다. 이날 유나이티드항공(UAL)은 14.3% 급등하며 S&P 500 지수 내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고, 델타는 12%, 사우스웨스트항공(LUV)은 8.1% 상승했다.
이 외에도 시장에는 다양한 개별 종목 이슈가 부각됐다. 에스티로더(EL)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투자의견 ‘매수’를 재개하면서 6.3% 상승했고, 아마존의 물류로봇에 반도체 테스트 기술을 공급 중인 테라다인(TER)은 6.3% 올랐다. 반면, 전기충격총 제조사 액손(AXON)은 경쟁사 번나 테크놀로지스(BYRN)의 실적 발표 여파로 9% 급락했다. 번나는 매출과 순이익 모두 예상치를 뛰어넘었지만, 수익성 지표인 총이익률은 하락해 시장의 우려를 샀다.
인수합병 기대에 전일 급등했던 종목들은 일부 되돌림을 겪었다. PTC는 전날 오토데스크(ADSK)의 인수 검토 소식에 급등했으나 이날은 7.6% 하락했다. 오토데스크의 주가 역시 6.9% 내리며 투자자의 신중한 시선을 반영했다. 전력회사 AES도 마찬가지였다. 전일 인수설에 20% 가까이 급등했지만 이날은 6.4% 떨어지며 차익실현 매물을 소화했다.
기술주 중에서는 엔비디아(NVDA)가 다시 한번 주목을 끌었다. AI 반도체 수요 기대에 주가는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갔고, 비트코인 역시 동반 강세를 보이며 시장 전반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다시 한 번 디지털 자산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전체적으로 시장은 델타항공과 엔비디아라는 상반된 업종의 시너지 속에 상승 랠리를 이어간 모습이다. 항공업과 반도체라는 이질적 분야의 호조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경기 회복 기대와 기술 성장 가능성이 맞물리는 희귀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실적 시즌과 정책 불확실성 등에 대비하면서도 당분간 상승 동력 유지 여부에 주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