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의료기기 업체 그래피가 공모가를 당초 희망 범위보다 낮게 책정하면서 신중한 시장 대응에 나섰다. 회사 측은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투자자 신뢰 확보를 우선시해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래피는 8일,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공모가를 주당 1만5천 원으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제시한 희망공모가 범위인 1만7천∼2만 원보다 낮은 수준으로, 수요예측 과정에서 고가와 저가 지지 수요가 양분된 결과를 고려한 결정이다. 공모가는 투자자 수요에 따라 결정되며, 너무 높게 책정될 경우 상장 후 주가 하락 등 투자자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친화적인 가격으로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다양한 기관 투자자들이 참여했으며, 전체 경쟁률은 182.15대 1에 달했다. 특히 상단 가격을 제시한 참여자는 대부분 해외 기관이나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였지만, 그래피는 장기적 투자자와 지속적인 시장 신뢰를 위해 보수적인 접근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피는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투명교정 장치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회사는 세계 최초로 일정 온도에서 형상이 회복되는 소재를 적용한 SMA(형상기억합금) 기반 투명교정장치를 상용화했으며, 이는 치아에 자동으로 밀착되는 기능이 있어 기존 장비보다 사용성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운섭 그래피 대표는 “비교 기업의 주가 하락 등으로 수요예측 결과가 다소 아쉬운 면이 있었지만, 기술력 면에서는 글로벌 경쟁사를 앞설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고 밝혀, 중장기적인 기업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래피는 8월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 동안 전체 공모 물량의 25%에 해당하는 48만7천500주에 대해 일반 투자자 청약을 받을 예정이며, 공식적인 코스닥 상장은 8월 25일로 예정돼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그래피가 상장 이후 주가 안정성과 기술 기반 실적 확대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상장 초기 흐름과 향후 분기별 실적이 기업의 시장 평가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