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코스닥시장에서는 상위권 기업들과 하위권 기업 간의 실적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익이 집결된 업종과 감소한 업종의 분포가 극명히 엇갈리면서, 코스닥의 구조적 편중 현상이 재차 부각됐다.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함께 집계해 8월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결 기준 영업이익 기준으로 코스닥 상위 20개사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고, 일부 기업은 수백 퍼센트의 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하위 20개사는 대체로 적자를 지속하거나 전년 대비 실적이 급격히 감소해, 시장 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위 기업들은 반도체, 바이오, 전기차 부품 등 고성장 산업에 속한 기업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정비, 에너지 전환, 기술 산업 고도화 추세와 맞물려 이들 업종에 국내외 투자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연구개발(R&D) 투자나 해외 진출 등을 통해 수익 기반을 강화한 기업들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보였다.
반면 실적 하위권에는 경기변동에 취약하거나 원재료 가격 상승, 수출 부진 등 외부 변수에 영향을 크게 받은 기업들이 포진했다. 특히 콘텐츠, 유통, 중소 제조업체 등 일부 업종은 소비 심리 위축과 원가 상승 등 복합적 악재로 인해 수익성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외 현지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역시 실적 악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실적 격차가 코스닥 내 업종 재편과 종목별 차별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코스닥 기업들이 대체로 고위험·고수익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기술력과 사업 안정성에 기반한 중견급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와 환율 불안 요인이 국내 중소기업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하위권 기업들의 회복이 당분간 더딜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상위권 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